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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입양 전정식 감독 영화 ‘피부색깔=꿀색’... 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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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한국 입양인의 자기정체성 찾기를 그린 실사와 애니메이션 결합 영화 ‘피부색깔=꿀색’(2012)이 발표 2년만에 국내 관객을 찾는다. 5월11일 ‘입양인의 날’을 앞두고 8일 개봉한다. 

길거리에서 떠돌다 발견된 다섯 살로 추정되는 전정식(벨기에명 융)이 1970년 벨기에로 입양된 후 겪는 방황과 성장통을 애니메이션과 기록필름, 가족비디오, 실사 다큐멘터리 촬영을 결합해 만든 75분 길이의 하이브리드 애니메이션은 세계 80개 영화제에 초청돼 23개 상을 수상했다. 2013 부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선정됐다. 아직도 각국에서 상영 중이며 5월16일에는 뉴욕 UN본부에서 특별상영회가 열린다. 

불어권에서 판타지 만화작가로 활동중인 전정식(49) 감독은 자전적 그래픽노블을 로랑 브왈로 감독과 손잡고 애니메이션으로 재창조했다. 엔딩 크레디트에 나오는 작품 내용을 압축한 노래는 전 감독의 딸 알리아(18)가 불렀다. 20년전 만난 또 다른 한국 입양인과 결혼해 얻은 딸이다. 

한국 개봉에 맞춰 내한한 전 감독은 29일 “어렸을 때는 왜 이리 많은 아이들을 입양 보내야 했는가에 대해 내가 태어난 나라 한국에 굉장히 화가 났다. 그 때문에 한때 일본문화에 심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태어난 나라를 부정하면 할수록 불행하다는 것을 깨닫고, 내 자신을 찾기 위해서라도 내 뿌리인 한국을 받아들여야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뒤 비로소 평화로워질 수 있었고 지금은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제목을 ‘피부색깔=꿀색’이라고 지은 이유가 무엇인가. 

“유럽에서는 모든 아시아인들을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피부색을 노란색으로 표기한다. 내가 어렸을 때 입양서류를 작성해준 분이 피부색을 꿀색이라고 표현했는데, 볼 때마다 아름답고 시적이라고 생각했다. 덕분에 이 영화를 위해 다른 제목을 찾을 필요가 없었다. 그 표기 때문에 내 자신이 특별한 아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70년대에 입양됐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전쟁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많이 포함됐다. 

“왜 한국이 많은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 보냈어야했는지 역사적 맥락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중요했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미군이나 유럽인들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들이 미국으로 많이 입양됐다. 60~70년대에도 여전히 극심한 가난을 겪었고 가난과 한국 특유의 핏줄을 중시하는 가부장적 문화,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입양을 시킨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한 입양실태를 영화를 통해 얘기하고 싶었다. 해외 각 입양아 단체, 입양인 자신들로부터 이 영화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e-메일이 온다. 꼭 답장을 해주려고 한다.”

-자전적인 이야기인데 어둡거나 부끄러운 부분도 미화하지 않고 가감없이 담아냈다. 영화화하며 중점을 둔 부분이 궁금하다.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 내 얘기를 담고 싶었다. 영화 결말에서 나의 양어머니와 생물학적 어머니 두 분에게 존경을 표하고 있다. 나는 유럽문화와 한국문화의 사이에 있거나 공존한다고 할 수 있다. 유럽인과 한국인으로서의 자아를 연결하는 과정을 그리고자 했다. 입양인을 희생자로 묘사하지 않으려 했고, 이 영화로 누군가에게 죄책감을 심어주거나 심판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

-입양된 후 몇 십 년이나 지나서 한국을 다시 찾았는데 느낌이 어땠는지.

“처음 한국 방문했을 때가 44세로, 이 영화를 위한 다큐 촬영을 위해서였다. 많은 입양인들이 친부모를 찾아 한국에 오지만 나는 특별히 그런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저 내가 태어난 나라를 보고 싶었다. 긴 시간 멀리 떠나있었기에 자신의 뿌리가 있는 나라를 찾는다는 데 의의를 뒀다. 한국에 오기까지 이렇게 오래 걸린 것은 단지 두려웠기 때문이다.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제는 내 집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작품에 밥과 매운 소스를 계속 먹는 장면이 나온다. 왜 매운 음식에 집착했나.

“지금은 세계적 수준의 한국영화도 굉장히 좋아하고 한국출신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어렸을 때는 내 뿌리를 거부했었다. 한국인으로서 자연스럽게 매운 음식에 이끌리면서 밥에 핫소스를 뿌려먹곤 했다. 그렇게 먹고 토하면서 위를 망가뜨리는 행위를 반복하며 청소년기에 나를 파괴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지금은 그런 이유에서가 아니라 그냥 김치를 좋아한다. 주변 입양인들을 봐도 갓난아이 때 입양됐는데도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한국음식이다.”

-한국사회는 여전히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닫혀있다. 국제결혼이 늘어나면서 태어난 피부색이 다른 아이들이 차별당하거나 왕따 당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비슷한 아픔을 겪은 이로서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어떤 상황에 있든 본인의 상황과 있는 그대로의 스스로를 받아들여야한다. 나도 유럽과 한국 사이에서 마침내 내 자리를 찾았다. 자신과 끊임없이 싸우는 모든 분들을 높이 평가하며, 자기와의 싸움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더불어 앞으로 한국의 해외입양이 사라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나서서 제도를 개선해야한다. 한국인들의 의식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으므로 미혼모에 대한 좋지 않은 사회적 시선도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뒤이어 11개월때 입양된 한국입양인 여동생 발레리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나. 

“가족 중 입양된 아이는 나 혼자였는데, 한참 내 뿌리를 거부할 수 있을 때 입양된 그 아이를 마주하는게 불편했다. 그 아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려했으나 나중에는 사이가 점점 좋아졌다. 영화에도 나오지만 발레리는 25세에 의문의 자동차사고로 사망했다.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했었다. 많은 입양인들이 정체성 혼란 끝에 자살을 선택하고 있다. 이 영화를 통해 입양된 나라와 뿌리를 둔 나라사이에 입양인들이 자신의 자리와 정체성을 찾아주고 싶었다.”

-길러준 어머니와 가족들이 이 작품을 본 후의 반응이 궁금하다. 

“양부모를 비롯한 형제자매들은 이 영화를 모두 좋아했고, 감동받았다고 했다. 어머니는 ‘고맙다’는 단 한 마디로 모든 것을 표현했다. 가족들이 이 영화를 좋게 봐줄 수 있었던 것은 이 영화가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 개인사를 통해 보편적인 주제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고 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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