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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수, 14년만에 사진 전시회 개최...'꿈꾸는 삼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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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걸쭉한 목소리로 포크록을 진두 지휘했던, 여전히 호령하고 있는 한대수(66)는 사실 겁쟁이다. 

"대학교 1학년은 무난하게 지나갔어요. 문제는 2학년 때였죠. 수술하면서 제가 겁이 많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완전 겁쟁이였어요. 피부를 째는 걸 못 보겠더라고요. 할아버지한테 못하겠다고 말씀드렸죠."

목장을 물려준다는 할아버지의 말에 미국 뉴햄프셔 주립대학교에서 수의학을 전공하며 겪은 일이다. "처음에는 땅도 넓고 산도 있고 해서 목장에서 말이나 타고 맥주나 마시면서 기타를 칠 생각에 들떴죠. 목장을 준다니요!(웃음)"

목장을 운영하려면 소를 직접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별거 있겠어?' 했지만, 수의학과를 다니면서 힘들었다. 주춤거리는 자신과는 달리 아무렇지 않게 해부 실습에서 칼을 놀리는 여학생을 봤을 때 처음으로, 인공수정을 하다 소똥을 온몸으로 받았던 때 두 번째 회의가 들었다. 할아버지의 뜻을 거부하기로 했고, 한국에서 물 건너오던 지원은 이내 모두 끊겼다.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무얼 해야 할지 고민했죠. 그러다가 비치된 사진 잡지를 봤어요. 매력적이었죠. 그때가 60년대 말이었는데 막 사진이 예술화되는 단계였거든요. 소똥을 받을 게 아니라 향기나는 모델과 사진을 찍자, 암실에 가서 처박혀 있는 생활을 하자고 꿈꿨죠."

오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풀타임으로 일했다. 늦은 밤 집에 돌아와서는 말 그대로 코피를 쏟으며 사진을 공부했다. 일하는 곳이 미국의 유명 레스토랑 '세렌디피티 3'인지라 유명인사도 종종 봤다. 그 중 한 명은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의 존 레넌(1940~1980)이다. "오노 요코와 음식을 먹으러 왔더라고요. 사인받을 엄두도 못 냈죠. 그냥 수줍게 '아이 러브 유어 뮤직'이라고 말한 게 다예요."

한대수는 수많은 젊은이가 대학교는 언감생심, 산업전선에 뛰어들던 1960~70년대 국내 상황과 동떨어진 세월을 보냈다. 유명 사진가 유진 스미스, 에른스트 콜 등과 동문으로 미국 뉴욕 인스티튜트 오브 포토그라피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한대수가 미국의 유명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드물다. 그가 정식 교육을 받지 않은 음악에 열중한 탓이다. "로큰롤은 마약이에요. 다른 건 신경을 쓸 수가 없어요. 앨범을 15개를 내고 공연하다 보니 정식 교육을 받은 사진이 고아가 된 거에요."

뉴욕의 '컬러 하우스' '크로마 카피' '스피드 그래픽스' 등의 스튜디오에서 광고사진가로도 일했다. 너대니얼 리버먼 건축 스튜디오에 근무하며 베스트셀러 건축사진집 '맨해튼 라이트스케이프'에 참여하고, 코리아헤럴드에 사진기자로 출근한 이력도 특기할 만하다. 

"예전에 사진 작업할 때는 '하이포(hypo 정착액) 냄새를 못 견뎠어요. 코를 막고 작업했었죠. 그런데 이번에 작업하면서 다시 그 냄새를 맡으니 옛날 향수도 느끼고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 겁니다."

한대수가 5월7일부터 5월20일까지 서울 인사동 '리서울 갤러리'에서 마광수(63) 연세대 교수, 변우식(45) 팝아티스트와 함께 전시회를 연다. '꿈꾸는 삼총사'를 타이틀로 한대수는 15개 작품을 선보인다. 한대수가 사진을 전시하는 것은 2000년 개인전 '작은 평화' 이후 14년 만이다. 

"사진의 초심, 사진의 기본적인 의미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사진은 순간입니다. 저기 엎드리고 있는 남자, 저쪽 여자의 고민을 잡자, 사진의 근본으로 돌아가려 했죠."

전시작 중 7점을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다. "디지털카메라와 필름카메라의 차이는 미니스커트를 입은 섹시한 모델과 파리의 카페에 앉아있는 고전적인 여인의 차이죠. 둘 다 좋지만 때에 따라 다른 셈이죠."

전시회에 이어 60년대부터 담아온 50만장에 달하는 '순간'을 정리할 생각이다. 사진에 에세이를 더해 한국과 미국의 역사도 이야기하려 한다. "나이 드니까 무서운 게 없어져서 그런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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