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FC바르셀로나(스페인)가 '명장' 위르겐 클롭(47·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감독의 차기 감독 내정설을 일축했다.
스페인의 스포츠 매체 '엘 문도 데포르티보'는 15일(한국시간) 오후 "바르셀로나 구단의 토니 프레이샤 대변인이 바르셀로나가 클롭 감독을 다음 시즌 사령탑으로 내정했다는 스페인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근거 없는 얘기'라며 공식 부인했다"고 전했다.
이보다 앞서 이날 오전 스포츠 매체 스포르트 등 현지 언론은 일제히 "바르셀로나가 다음 시즌에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것이다. 마르티노 현 감독과 구단 모두 사령탑 교체를 원한다"면서 "후임은 클롭 감독이 맡게 된다"고 보도했다.
헤라르도 마르티노(52·아르헨티나) 감독은 종양 재발로 지난해 7월 중도사퇴한 티토 빌라노바(45·스페인) 감독의 후임으로 2013~2014시즌 바르셀로나의 사령탑에 올랐다. 계약 기간은 2년이다.
현역 시절 뉴웰스올드보이스(아르헨티나)·테네리페(스페인) 등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한 그는 1997년 은퇴한 뒤 이듬해인 1998년 브라운 데 아레시페스(아르헨티나)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7~2011년 파라과이대표팀을 이끌며, 2007년 '남미 올해의 감독상'을 차지하고, 파라과이의 2010년 남아공월드컵 8강, 2011년 코파아메리카 준우승 등을 일궜다. 2012~2013시즌에는 뉴웰스올드보이스의 사령탑을 맡았다.
빅리그 지도자 경험이 없어 바르셀로나 감독 선임 당시 우려를 낳았으나 리그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올 시즌 가진 두 차례 엘 클라시코(2013년 10월27일 2-1 승·2014년 3월24일 4-3 승)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또한 팀 주전 공격수 '축구천재' 리오넬 메시(27)의 부상으로 인한 시즌 전반기 동안 전력 이탈 위기를 잘 극복하고 메시가 복귀한 리그 후반기부터 선두 경쟁에 나서 한때 1위를 탈환하는 등 시즌 2연패 가능성을 높이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같은 리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1·2차전 득점 합계 1-2로 패해 7시즌 만에 4강 진출에 실패한 데 이어 13일에는 약체 그라나다와의 올 시즌 33라운드 경기에서 0-1로 덜미를 잡혔다. 1971~1972시즌 0-2 패배 이후 42시즌 만이다. 이 때문에 바르셀로나(25승3무5패·승점 78)는 리그 3위로 내려앉았다. 최종 38라운드까지 5경기 가 남은 상황에서 1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26승4무3패·승점 82)·2위 레알 마드리드(25승4무4패·승점 79)와의 승점차는 크지 않지만 팀 분위기가 침체돼 1위 탈환은 힘에 부쳐 보인다.
이 때문에 스페인 언론은 클롭을 비롯해 에르네스토 발베르데(50·스페인) 아틀레틱 빌바오 감독·안드레 비야스 보아스(37·포르투갈) 제니트 감독·요아힘 뢰브(54·독일) 독일대표팀 감독 등을 마르티노 감독의 후임으로 거론해왔다.
클롭 감독은 2008~2009시즌 감독 부임 이후 스타 플레이어가 없는 도르트문트를 2012~2013시즌 챔스 준우승, 2010~2011·2011~2012시즌 리그 1위·2012~2013시즌 리그 2위 등에 올려놓았고, 올 시즌에도 챔스 8강을 일구고, 리그 2위 가능성도 높이고 있어 자격은 차고 넘친다.
그러나 그는 오는 2018년까지 도르트문트와 계약한 상태인데다 차기 독일대표팀 감독으로도 유력시되는 만큼 바르셀로나 감독 선임이 현실화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난해 4월에는 당시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던 조세 무링요(51·포르투갈) 첼시 감독의 후임 감독설이 제기됐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이날 바르셀로나가 클롭 감독의 차기 감독설을 부인하기는 했으나 마르티노 감독의 퇴진 가능성까지 부인한 것은 아닌 만큼 차기 사령탑 선임을 둘러싸고 한동안 추측이 난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