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재욱 기자] 정유·화학업체가 자동차업체와 굳건한 '친환경 자동차' 동맹을 구축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4일 기아자동차의 전기차 '쏘울EV'를 통해 27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선보였다.
쏘울EV는 1회 충전으로 국내에서 최대 148㎞(국내 복합연비 평가기준 시)까지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다.
SK이노베이션은 2012년 기아차와 전기차 보급·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협력을 지속해왔다. 이번 쏘울EV 상용화로 협력이 가시화했다.
SK이노베이션은 쏘울EV 출시에 따라 배터리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제마진 감소로 전통적인 정유 부문이 고전하고 있어 사업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 경유 같은 석유제품으로 만들어 팔 때 발생하는 수익이다.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자동차 기술 개발 뿐 아니라 멤버십 제휴를 통해 주유, 세차 등 자동차 생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상호협력 체계를 더욱 확고히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SK 그룹은 쏘울EV를 지속적으로 구매해 업무용 차량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LG화학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에 사용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로 생성된 전기를 모았다가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투싼ix는 수소 1㎏으로 100㎞를 달릴 수 있다. 국내 일부 정부부처에 공급되고 있으며 영국, 독일, 덴마크 등에도 수출되고 있다.
LG화학은 2000년대 초반부터 현대차와 협력을 유지해왔다. 현대차의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K5, 그랜저 하이브리드 신형 모델 등에 자사 배터리를 공급했다.
LG화학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전통적인 석유화학 부문이 저렴한 미국·중국산 석유화학 제품 공세에 시달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정유·화학 업계가 친환경 자동차 출시에 따른 실적개선 효과를 누리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자동차는 일반 자동차의 엔진 대신 전기나 수소를 활용해 친환경적"이라면서도 "현재 전기·수소 충전소가 적어 대중화 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