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재욱 기자] 지난해 5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건설이 경영정상화를 진행 중인 아프리카 주택건설 사업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STX건설은 현재 관련 자산을 매각하기 위해 인수자를 물색 중이다.
13일 STX건설 관계자는 "아프리카 가나의 주택건설 사업은 중단된 상태"라며 "자본금도 거의 남아 있지 않고, 합작 법인만 남겨져 있다"고 말했다.
STX는 2011년 1월 가나 현지 기업 GK 에어포트(GK AIRPORT)와 합작법인 'STX E&C 가나'를 설립하고 가나에 주택 20만 가구를 공급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100억 달러(약 10조3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이지만, 여러가지 악재들이 쏟아지면서 사업은 중단됐다.
STX건설 관계자는 사업 중단 이유에 대해 "가나 정부의 교체로 사업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가나 정부가 교체되면서 이전 정부가 약속했던 토지 무상 지원이 무산됐다는 게 STX건설 측의 설명이다. 또 가나 현지로 반입하는 장비와 기자재에 대한 관세 면제 혜택도 받지 못하면서 사업 진행에 제동이 걸렸다.
합작 법인 내부 갈등도 문제가 됐다. STX건설은 GK 에어포트 측과 지분 비율 문제 등에서 입장 차이를 보이며 갈등을 빚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 비율을 놓고 양측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해 사업 진척이 더뎠다"며 "서로 생소한 사업 파트너가 만나 초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니,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금 조달도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까지 3만 가구를 짓는 데 필요한 공사비용 15억 달러를 해외금융기관에서 차입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결국 STX건설은 가나 주택건설 사업과 관련한 자산을 매각할 방침이다. 현재 STX건설은 자산 매각을 위한 물밑 접촉을 진행 중이다. STX건설 관계자는 "아직 매각에 대해서 확정된 바 없다"면서도 "(지분 매각을 위해) 몇 개 기업과 미팅을 가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가나 주택건설 사업의 경우 공사가 많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그 사업에 투자된 것이 있다"며 "설계의 결과물과 기자재, 장비, 현지 사무소 같은 자산을 매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STX 가나 주택건설 사업은 아크라를 비롯한 가나 10개 도시에 2015년까지 3만 가구, 이후 가나 정부 정책에 맞춰 총 20만 가구의 아파트를 지어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STX건설은 2011년 1월 아프리카 가나에서 현지 합작법인 'STX E&C Ghana'를 설립하고 100억 달러짜리 주택건설 사업의 첫 삽을 떴지만 이번 매각 결정으로 프로젝트가 좌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