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수기자] “오는 4월25일로 예정된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한 시에 이미 반환이 결정된 문정왕후 어보를 직접 가지고 오면 좋겠다”는 취지의 청원서를 여야 국회의원 40명(여14, 야26)이 직접 서명해 백악관에 전달했다는 소식이 여의도 정가에 화제가 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경기오산)은 7일 보도자료를 배포, “지난해 추석 미국 측으로부터 반환하겠다는 답변을 받은 문정왕후 어보가 이번 달 안에 고국 땅을 밟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문정왕후 어보는 조선 제8대 임금 중종의 비인 문정왕후의 도장으로 한국전쟁 때 미군이 무단으로 가져가 지금까지 LA주립박물관(LACMA)에 소장돼 있는 국보급 문화재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한 시민단체와 안민석의원 등이 지난해 추석 미국을 방문, 끈질긴 설득과 노력 끝에 올해 안으로 반환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낸 바 있다.
미국 정부가 반환하겠다고 밝힌 이 문화재들은 이르면 6월, 늦어도 올해 안에는 우리 정부에 인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환수가 합의된 지 반년이 넘도록 구체적 환수 일시는 물론 절차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것은 없는 상황이다.
환수를 합의하는 과정에서 어보가 약탈해 간 문화재임을 기록한 문서가 발견되면서 미국 정부가 추가적인 사법적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계속해서 어보를 보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문정왕후 어보뿐만 아니라 대한제국 옥새를 비롯한 11점의 어보가 모두 같은 처지로 미 당국에 압수·보관 중에 있다.
안민석의원 등 여야 의원 40명이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에게 청원서를 보내게 된 배경에도 이러한 사정들이 작용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한국 전쟁 시 미군으로부터 빼앗긴 우리 문화재들을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께서 방한 시에 직접 돌려주시길 정중하게 요청하며, 이는 양국 우호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일일 것”이라고 밝혔다.
어차피 올해 안에 반환할 것이라면 일시를 조금 앞당겨 4월25일로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 방한 시에 직접 반환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한미관계, 문화재 환수와 관련된 국제적 모범사례 창출 등을 위해서 의미 있는 선물이 될 것이라는 취지다.
안 의원은 “이번 청원서는 우리 국민과 시민사회, 국회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다시 찾아오는 쾌거를 이룩함으로써 국민 통합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