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재욱 기자] 대규모 주문실수로 파산 위기에 몰린 한맥투자증권이 31일 "한국거래소는 이번 사고의 공동책임자"라며 손실 회복을 위한 협조를 촉구했다.
한맥투자증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거래소 주주총회가 열린 오후 4시께 거래소 서울 여의도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거래소는 주문사고 방지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놓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긴급상황에서 주주사이며 피해자인 증권사의 직권취소 요청과 결제대금 지급보류도 실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재광 비대위원장은 "수백억원의 손실이 나고 파산지경에 이른 사태를 구제하기 위해 거래소는 아무런 정보 제공도 하지 않았다"며 "거래소가 한 일이라고는 부당하게 이득을 본 외국 거래자에게 자신의 기금도 아닌 주주사 또는 거래 증권사들이 공동으로 모은 공동기금으로 지급해버린 것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맥투자증권 주문실수 당시 거래소는 회원사가 적립한 5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공동기금을 일방적으로 집행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거래소는 실질적인 착오거래구제제도를 마련하고, 불공정한 거래로 인한 손실을 원상회복할 수 있도록 민·형사상의 모든 회복방안에 대해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착오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을 원천봉쇄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을 빠른 시일 내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맥투자증권 채권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관리이사를 파견해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거래소는 한맥투자증권의 남은 자산을 활용해 피해구제에 필요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며 "손해배상 공공기금의 조성과 운용에 대해서도 현실에 맞는 새로운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한맥투자증권의 주문 사고는 시장 자체의 큰 아픔이다.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동적(動的) 상·하한가 제도 및 직권 취소제 등 제도 도입에 대해 주주들과 소통을 하며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맥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12일 코스피200 옵션시장에서 12월물 콜옵션과 풋옵션 거래를 하면서 시장가격보다 훨씬 높거나 낮은 가격대에 주문을 넣었고, 그 결과 462억원의 손실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