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현대캐피탈이 아가메즈 없이도 삼성화재를 눌렀다. 예상 밖의 승리였다.
현대캐피탈은 2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삼성화재에 3-0(25-20 25-19 25-22) 완승을 거뒀다.
5전3선승제의 시리즈 첫 경기를 따낸 현대캐피탈은 2006~2007시즌 이후 7년 만의 우승 도전에 청신호를 밝혔다.
앞선 9차례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팀은 8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우승 확률은 88.9%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 초반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비상이 걸렸지만 송준호, 문성민 등 토종 공격수들이 펄펄 날며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다.
문성민은 팀내 최다인 19점으로 삼성화재 격파에 앞장섰다. 시즌 내내 주로 벤치에 머물렀던 송준호(11점)는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챔프전 데뷔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삼성화재는 기본기 싸움에서 완전히 밀리면서 안방에서 일격을 당했다. 처음으로 챔프전을 경험하는 리베로 이강주가 흔들리면서 리시브 라인이 무너졌다.
레오의 컨디션 역시 정규리그와는 달랐다. 레오는 25점을 올리는 동안 무려 11개의 공격 범실로 체면을 구겼다. 박철우는 6점에 그쳤다.
4년 만에 챔프전에 오른 현대캐피탈은 초반부터 삼성화재의 기를 꺾었다. 아가메즈는 5-4에서 외발 후위 공격을 성공시키더니 곧바로 코트 구석을 찌르는 서브 에이스로 기세를 올렸다.
잘 나가던 현대캐피탈이 변수와 맞닥뜨린 것은 1세트 10-7에서였다. 블로킹 후 착지하던 아가메즈가 공격수 레오의 발을 밟으면서 왼쪽 발목을 접질렸다.
고통스러워 하던 아가메즈는 벤치를 향해 뛰기 어렵다는 의사를 전한 뒤 코트 밖으로 물러났다.
아가메즈가 빠진 현대캐피탈은 주장 권영민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빈자리에 투입된 송준호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이면서 먼저 20점 고지를 밟았다.
현대캐피탈은 20-19에서 권영민의 블로킹으로 동점 위기를 모면한 뒤 문성민의 시간차로 흐름을 끊었다. 이후 레오와 고희진의 공격 범실로 첫 세트를 가져갔다.
현대캐피탈의 상승세는 2세트에서도 계속됐다. 주포가 빠졌지만 기본기에 충실한 플레이로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블로킹 커버와 서브 리시브에서도 삼성화재에 우위를 점했다. 권영민의 고른 공격 시도는 오히려 삼성화재의 블로킹을 혼란스럽게 했다.
레오 봉쇄 작전 또한 성공적이었다. 윤봉우는 14-11에서 레오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으로 돌려세우며 팀에 4점차 우위를 안겼다. 이에 질세라 최민호는 20-13에서 레오 후위 공격을 완벽하게 막고 삼성화재의 사기를 꺾었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가 21-17까지 따라 붙자 권영민 대신 최태웅을 투입해 분위기를 바꿨다. 23-19에서는 원포인트 블로커 박주형이 박철우의 공격을 삼성화재 코트로 떨어뜨리면서 완전히 흐름을 가져왔다.
경기는 3세트에서 마무리 됐다. 송준호와 문성민 쌍포는 여전히 위용을 잃지 않았다. 송준호는 6-4에서 레오의 후위 공격을 단독 블로킹으로 잡는 괴력을 뽐냈다.
꾸준히 4~5점차를 유지하던 현대캐피탈은 22-19에서 문성민의 근육 경련이라는 악재와 만났지만 24-22에서 문성민의 퀵오픈이 내려 꽂히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두 팀의 2차전은 3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