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잠실구장을 한 지붕으로 쓰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개막전부터 제대로 붙는다. 가뜩이나 치열할 라이벌전은 LG 김기태 감독이 29일 개막전 선발 투수로 김선우를 예고하면서 후끈 달아올랐다.
김선우는 지난해까지 두산 투수의 핵심이었다.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접고 2008년 1월 해외파 특별지명을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선우는 2010년 13승, 2011년 16승으로 두산의 대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김선우는 2012년 6승9패, 2013년 5승6패로 부진했고 결국 방출 통보를 받았다. 무적 신세가 된 그에게 손을 내민 팀이 LG다.
김선우는 김기태 감독의 깜짝 결정으로 예상보다 빨리 친정팀 두산전 등판 기회를 잡았다. 두산 선수단은 김선우의 등판 소식에 의아해하면서도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홍성흔은 26일 경찰청과의 연습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솔직히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용병이나 류제국, 우규민이 개막전에 나올 줄 알았다. 그래도 선수들이 당황하는 모습은 없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홍성흔은 "선우가 무엇을 던지는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역으로 당할 수도 있다. 오늘부터 전력 분석을 하겠다"고 말했다.
수년 간 한솥밥을 먹으면서 정을 나눈 사이이지만 우정은 잠시 접어둘 생각이다. 홍성흔은 "어쨌든 이제 적이 됐으니 선수들에게 열심히 치라고 주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송일수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두산에 있었던 선수인 만큼 잘 해주길 바란다"면서도 "선수들도 상대가 김선우이기에 더 이기고 싶을 것"이라고 승부욕을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