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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배수진 친 판타지 피터팬…'너에게만 반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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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가수 이승환(49)이 이끄는 드림팩토리는 서울 강동구에 있는 사실상 유일한 가요기획사다. 메이저에 걸쳐 있으면서도 조금씩 어긋나는 그의 '아웃사이더' 성향이 묻어난다. 꾸밈 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그의 화법도 마찬가지다. 

'미남이시네요' '상속자들' 등을 통해 한류스타덤에 오른 박신혜(24)는 그가 발굴하고 키운 드림팩토리 소속 연예인이었다. 휴대폰 주소록에 방송사 PD 전화번호가 셋 밖에 없다는 그는 박신혜를 아무 조건 없이 놓아줬다. "잘 해주지 못해 신혜에게 미안했어요. 지금은 정말 잘 됐죠. 예쁘게 잘 자라나서 다행이에요. 하하하."

이승환은 1990년 대 초반을 풍미한 대표적인 가수다.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킨 tvN '응답하라 1994'에 '다만' '천일동안' 등 그의 과거 히트곡들이 수없이 삽입됐다. 이승환 말에 따르면 그러나 "1997년부터 꾸준히 내리막 길"이다. 이승환이 "심하게 망했다"고 표현한 10집 '드리마이저(Dreamizer)' 이후 약 4년 만인 26일 발표한 정규 11집 '폴 투 플라이(Fall to Fly)-전(前)'은 그래서 '배수의 진'을 친 앨범이다. 

'비상을 위한 추락'이라는 앨범 제목에서 엿보듯 그의 결연한 의지가 느껴진다. "뭔가 개인적인 상황과 맞물려 비상하고 싶다는 희망적인 메시지와 함께 사회적인 메시지도 담았어요. 답답한 상황들에서 깨어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승환과 그의 작곡 콤비 황성제(39)가 협업한 앨범 제목과 동명인 첫 트랙은 앨범을 함축했다. 작곡 시간이 3분밖에 걸리지 않은 이 곡은 모던 록 계열이지만 아날로그적 정서와 일렉트로닉 접근법을 오간다. 이승환이 직접 쓴 노랫말에는 '과연 당신과 내가 꾸고 있는 이 꿈이 실현될 수 있을까'라은 메시지를 녹였다. 

타이틀곡은 쉬운 멜로디의 '너에게만 반응해'다. 역시 이승환과 황성제가 협업했고 프로듀서 돈 스파이크(37)가 편곡에 참여했다. 이승환이 발굴한 가수로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약 중인 이소은(32)이 피처링했다. 콘서트에서 불렀던 레퍼토리로 본래 다소 야한 곡이 순수한 곡으로 재탄생했다. 뮤직비디오에는 온라인에서 이승환관 닮은꼴로 회자됐던 한류그룹 '비스트' 멤버 용준형(25)과 탤런트 이세영(22)이 출연했다. 

앨범에서는 이승환·황성제가 작곡한 곡으로 모던록밴드 '칵스' 멤버 숀(24)이 참여한 R&B 크로스 '어른이 아니네', '꽃' '세가지 소원' 등에서 이승환과 호흡을 맞춘 가수 '쿄' 이규호(40)가 만든 '화양연화', 힙합듀오 '가리온' 멤버 MC메타(43)가 참여한 곡으로 첼로와 피아노만으로 후렴구에 300트랙에 달하는 코러스가 터져나오는 '내게만 일어나는 일'도 인상적이다. 밴드 '로맨틱 펀치'의 배인혁(33)로 코러스로 참여했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 재즈스타 바우터 하멜(37)·이승환이 노래 잘하는 가수로 꼽는 유성은(25)·보컬그룹 '러시'가 참여한 '스타워즈',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에 삽입됐던 곡으로 탤런트 이보영(35)이 피처링한 '소리(Sorry)', 지난해 12월 미리 발표한 곡으로 '슈스케3'에 참여한 김예림(20)과 듀엣으로 부른 '비누', 시인 도종환(60)이 노랫말을 붙인 곡으로 평화의나무 시민합창단이 참여한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등 총 10곡이 실렸다. 

이승환은 화려한 피처링진이 대중성을 인식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곡마다 적재적소로 어울리는 뮤지션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예림씨의 인지도를 발판삼아야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독특한 목소리가 매력적이죠. '내게만 일어나는 일'이 뜨려면 빈지노가 피처링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제가 예전부터 가리온 팬이었거든요. 애매모호한 가사를 보완하는데 MC메타가 제격이라 생각했어요. 배인혁은 제 공연을 대물림하고 싶을 정도로 끼가 많고 독특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죠. 근데 이보영씨는 솔직히 마케팅 이슈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노래도 잘하더라고요. 하하하."

"10집이 너무 비참하게 망하면서 다시는 앨범을 안 내려고 했다"는 이승환은 11집에 대해 "감회가 남달라요. 잘 돼야한다는 결연한 의지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잖아요. 지난번에 벼랑 끝에 머물렀던 기억을 잃고 2년 전부터 창작 의욕이 생기더라고요."

내로라하는 음반 사운드를 자랑하는 이승환은 4집 '휴먼'(1995) 때부터 미국에서 프로듀서 데이비드 캠벨과 음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도 역시 캠벨 등과 손잡고 1820시간을 녹음 작업에 쏟아부었다. 미국 테네시 주 내슈빌의 오션웨이 스튜디오와 LA 헨슨 스튜디오에서 등지에서 녹음비용으로만 3억8000만원이 들었다. "믹싱을 곡당 2~3번씩 했어요. 세계적인 엔지니어의 믹싱을 거절하기도 했죠. 여러 사람에게 크로스 체킹을 계속 받았죠. 마스터링도 세 번 했어요. 미리 공개한 '내게만 일어나는 일'에 대해 주변가수들의 반응에 감사했죠. '그런저런 발라드인 줄 알았는데 사운드만큼은 최상이다' 그런 말들을 많이 해줬어요."

앨범 타이틀에 '전(前)'이 들어가있는만큼 11집은 2CD로 구성된다. 하반기 중 후(後)를 발표한다. "음악인들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사람들이고, 그 때문에 더 많은 곡을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요. 사실 블록버스터처럼 많은 자본을 투입하는 게 쉬운 건 아니에요. 특히 저 같이 10년 정도 히트곡이 없는 사람에게는 더 그렇죠. 주변에서 앨범에 무모한 투자를 하지 말라고 말리기도 했어요. 자존심과 사명감이 어우러지는 느낌으로 이번 앨범을 냈어요."

임창정을 비롯해 조성모, 이선희, 이소라 등 무게감 있는 중견 가수들이 같은 시기에 컴백하게 됐다. "다 같이 묶이면, 메인으로 기사도 뜨고 좋잖아요. 창정씨 같은 경우는 음원 순위도 좋고. 같이 묶이면 좋죠." 수 없이 쏟아지는 아이돌 음악 속에서 대중이 다른 음악에 대한 갈증을 느꼈고, "예전 가수들이 몰려 나오는 것은 우연처럼 보이지만 필연적일 수 있다"고 짚기도 했다. 

이번 앨범의 마지막 트랙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는 그간 공들인 앨범의 음악적인 논의를 묻고 있는 곡이다. 자신이 깊이 있는 가사를 쓰지 못해 도 시인에게 작사를 맡겼다는 이 곡은 노무현(1946~2009) 전 대통령을 기리는 곡이다. 지난해 노 전 대통령 4주기 추모문화제에서 공연하기도 한 이승환은 고인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하지만 "정말 (정치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건 너무 심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처럼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요즘 분위기가 웃기더는 생각을 했습니다"고 털어놓았다. "제가 교만하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어요. 다만, 좋고 싫음에 대해서는 이야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을 이야기하는 노래에요. 선동적인 것은 없어요. 트리튜브로 할 말을 하는 거죠."

웹툰 작가 강풀(40)의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26년' 투자자이기도 했던 이승환은 한때 '어린 왕자'라는 자신에게 씌워진 '판타지' 때문에 자신의 이런 점을 대중이 낯설어한다고 인정했다. "일산 공연 때는 제 발언에 불편을 느낀 두 분이 환불을 요청하더라고요. 그래서 해드렸어요. 아직은 과도기인 것 같아요. 다른 의견을 수용하려고 하지 않는 느낌이에요. 다양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은 이승환이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인디 신으로 나아간다. "인디 신에서도 다양한 음악을 하지 않아요. 요즘 가벼워진 것 같아요. 좀 더 다른 가사, 사회에 대해 다른 표현을 하는 것이 인디인데 이제는 다 똑같아요." 

숀을 비롯해 록밴드 '로큰롤 라디오', 가수 솔튼페이퍼 등을 인디 신에서 지켜 보고 있다는 그는 "인디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이고 싶다"는 마음이다. "제가 예순이 돼도 후배들이 '형 같이 놀아요'라고 말할 수 있는 선배요."

'7080 콘서트'와 '인디 페스티벌'을 오갈 수 있는 "유일무이한 가수"라는 자신의 포지션에 뿌듯함을 느낀다. "제가 회사를 세운 건 음반 유통을 독립적으로 하기 위해서였어요. 그렇게 따지면, 저는 저를 인디뮤지션 1호라고 생각해요. 인디 쪽에 있으면서 주류 음악을 지향했죠. 70세에 계속 '발라더'의 모습으로 남기보다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는 뮤지션으로 자리잡고 싶어요."

이승환의 최근 모습은 예능인으로 부각되거나 다소 희화화됐다. "노래를 부를 때 신음 소리를 내거나 토끼 탈을 쓰고 나오는 등 '오타쿠' 등의 이미지가 강하죠. 음악은 그렇지 않은데, 그마저 폄하되는 안타까움이 있었죠. 이번 음반으로 그런 점을 불식시켰으면 해요."

이승환은 11집 발매를 기념해 28, 29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이승환옹 특별 회고전+11'이라는 타이틀로 콘서트를 연다. 첫날에는 정규 11집 앨범 쇼케이스를 추가로 마련한다. 공연에 주력하는 가수 중 한 명인 이승환은 지금까지 1000회 이상 라이브 콘서트를 열었다. 블록버스터급 규모를 자랑하는 그는 스탠딩이 포함된 공연장에서 5시간 넘게 노래한 적도 있다. "올해 쉰인데 이제 다리에 힘이 빠지더라고요. 콘서트 관련해서 꼭 써주세요. 이제는 객석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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