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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난만한 소녀들 김유정 & 김향기 가해자와 피해자로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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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화연과 천지는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친구다. 중학교에 입학한 후 둘은 ‘우정 각서’를 썼고, 화연은 우정의 징표로 천지에게 MP3를 요구했다. 이후에도 두 소녀는 붙어 다녔지만, 천지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천지를 둘러싼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으며, 반 친구들이 슬금슬금 천지를 피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천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화연 탓이다.

김유정(15)과 김향기(14)는 영화 ‘우아한 거짓말’(감독 이한)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로 만났다. “촬영 때 서로 경계하고 보이지 않는 감정싸움도 했다”고 말할 정도로 화연과 천지에 몰입했다. 하지만 촬영을 마치고 오랜만에 마주한 이들은 서로 얼굴을 보자마자 환하게 웃었다.

김유정은 “아역탤런트끼리 같은 작품을 하는 경우가 굉장히 드물어요. 향기와 같이 찍게 돼 편하고 좋았어요. 비록 역할로는 안 좋게 만났지만요”라며 즐거워했다. “같은 생활을 하다 보니 연기적인 부분도, 학교생활도 공감돼요. 처음 만나도 몇 년 동안 친구였던 것처럼 편하게 느껴지는 게 있죠”라며 반갑기만 하다.

김유정을 바라보며 배시시 웃던 김향기도 “유정 언니에게 고마운 게 많아요”라며 의지했다. 영화 속에서 화연에게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했으면서도, “화연이도 불쌍해요. 참 안타까운 아이잖아요”라며 이해하려 들었다.

“맞아요. 관객들은 화연이를 나쁘게 바라봐요. 외롭고 속은 아픈 아이인데 아무도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진심을 물어봐 주지 않아요. 화연 또한 피해자일 수 있어요. 화연과 향기가 영화 속 인물이지만 현실과 가까운 친구들이잖아요. 나도 당할 수 있고 외로울 수 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화연도 천지를 괴롭히려고 한 게 아니에요. 친구들 관심을 끌려다 보니 자연스레 나쁜 애가 돼가고 있었어요.”(유정)

“천지의 입장에서는 예전부터 친했던 친구 화연이 교묘하게 괴롭히니 미웠던 거죠. 사랑을 못 받고 자라 불쌍하게도 느껴져 이해해주고 싶었지만, 태도가 변하지 않잖아요. 천지가 속으로 생각하고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어두운 아이가 아니거든요. 혼자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힘들어진 것 같아요.”(향기)

김유정에게는 첫 악역이다. MBC TV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청순하고 총명한 어린 ‘은우’, ‘메이 퀸’에서는 당찬 ‘차혜주’를 연기했다. “좋은 역할들이었지만 새로운 것도 해보고 싶었어요. 만날 속고 당하고 있는 게 답답했죠”라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맡은 화연 역이라 더욱 애착이 갔다. “책임감 때문에 생각을 많이 했어요. 화연이 외동딸로 자라면서 외로워하는 인물이다 보니 주위에 외동인 친구들에게 생활도 많이 물었고요. 저도 외로운 건 있지만, 엄마가 옆에 붙어 계셔서 화연의 심리를 못 느끼고 자랐거든요. 일부러 촬영 때 손톱도 안 깎고 젓가락질도 마음대로 했어요. 화연이 화려하지만, 관심을 못 받은 것을 표현해야 했거든요. 잘못 표현될까봐 조마조마했죠.”

김향기도 “천지를 꼭 연기하고 싶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 작품을 통해 주위 친구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아서”라는 희망에서다. “평소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라 고민이 많았어요. 주변에 천지 같은 경험을 한 친구도 없고요. 뉴스로 접할 때도 깊이 생각하지 않았어요. 천지가 되고 나서야 감정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어요. ‘오죽하면 그런 선택을 할까?’ 싶다가도 많이 힘들었겠구나 싶었죠. 가해자가 이 영화를 보면 많이 괴로울 것 같아요. 이 영화로 생각도 바뀌지 않을까요?”라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김유정은 “화연은 자존심이 강해서 천지가 살아있었다면 사과를 바로 하지 않았을 거예요. 나중에 어른이 돼 만나 ‘미안해’하고 툭 내뱉었겠죠. 하지만 천지가 죽었잖아요. 계속 머리와 마음속에 묻고 살지 않았을까요? 그러고 보면 천지는 참 나빠요”라며 향기에게 눈을 흘겼다. “나중에 화연이 어른이 돼 아이가 나오면 꽤 집착할 거예요. 관심을 못 받고 큰만큼 자식들에게 많이 잘해주려고 노력할 것 같고요.”

“천지는 죽기 전 친구들을 용서해요. 얼마나 상황이 힘든지 겪었으니까…. 그래서 밉지만 용서하고 싶었을 것 같아요. 친구들은 저처럼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요. 이 이야기가 학교를 배경으로 하지만 결국 사회예요. 어른이 되면 이 친구들마저 성숙한 마음을 갖게 되지 않을까요?”(향기)

중학생 소녀들의 대답이 어른스럽다. 힘들다고 투정을 부릴 법한 나이지만 성숙한 자세로 영화 이야기를 풀었다. 힘들지 않을까? 두 사람은 “춥고 배고프고 더우면 힘들죠. 하지만 연기하는 게 좋아요. 가끔 상처도 받지만, 그것도 하나의 과정이고요.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직은 커요. 계속하고 싶은 꿈이고요”라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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