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2013~201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의 마지막 두 경기가 20일(한국시간) 오전 4시45분부터 펼쳐진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A조 1위)-올림피아코스(그리스·C조 2위)전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F조 1위)-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G조 2위)전이다.
이 중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경기는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 7위로 감독 경질설이 난무하고 2014~2015시즌 챔스에서 볼 수 없을 가능성이 높은 맨유의 경기가 아니다.
바로 독일 도르트문트의 시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치러지는 도르트문트-제니트전이다.
도르트문트 때문이 아니다. 제니트가 바로 한국과 2014브라질월드컵 H조 경쟁국인 러시아의 대표팀의 '공격 3각 편대'인 최전방 공격수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31)·미드필더 로만 시로코프(32)·빅토르 파이즐란(27) 중 케르자코프와 파이즐란이 포진한 팀인 것이 이유다.
월드컵 유럽예선 E조에서 러시아는 케르자코프의 5골, 파이즐란의 3골에 시로코프의 3골을 더해 총 11골로 세계 최고의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가 이끄는 포르투갈을 플레이오프로 밀어내고 직행티켓을 손에 넣었다.
중원 사령관 시로코프는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제니트를 떠나 크라스노다르로 이적한 탓에 지난해 11월 한국과 러시아의 평가전에서와 같은 시로코프와 파이즐란의 유기적인 2대1 패스를 도르트문트전에서 볼 수 없는 것은 아쉽다.
지난해 11월1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자벨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러시아의 평가전에서 한국은 전반 6분 김신욱의 선제골로 앞서 나가다가 1-2로 역전패했다.
역전의 빌미를 제공한 동점골이 바로 시로코프와 파이즐란의 찰떡 호흡에서 나왔다. 전반 12분 시로코프는 파이즐란과 2대1 패스를 펼친 뒤 땅볼 크로스를 배달했고 이를 골키퍼 정성룡(29)이 잡으려다가 놓치자 표도르 스몰로프(디나모 모스크바)가 바로 동점골로 연결했다.
그러나 당시 허벅지 부상으로 결장했던 케르자코프가 도르트문트전 출전이 유력한 만큼 챔스 조별리그에서 팀 내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하고, 성공률도 83%에 달하는 파이즐란이 중앙과 측면을 움직이며 케르자코프에게 어떻게 공격 기회를 만들어 줄 지 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위안을 삼을 만하다.
러시아 대표팀 선수들은 거의 자국리그에서 뛴다. 한국에는 러시아리그 경기가 중계되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력을 지켜볼 기회가 드물다. 러시아 대표팀의 A매치나 이처럼 챔스나 유로파리그처럼 유럽 대항전을 통해서나 가능하다.
지난 2월26일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치러진 양팀의 16강 1차전에서는 원정팀 도르트문트가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4-2로 승리했다. 원정에서 이미 4골이나 넣은 도르트문트이기에 설사 이번 홈 경기에서 0-2나 1-3으로 져도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제니트로서는 8강 직행을 위해서는 합산 골득실을 플러스로 만들거나 동점을 이룰 경우라면 5골 이상 득점을 해야 한다.
도르트문트는 분데스리가에서 최근 손흥민(22)의 바이어 레버쿠젠을 밀어내고 2위를 탈환했고, 올 시즌 챔스 조별리그와 16강전을 포함한 7경기 중 5경기에서 2골 이상을 획득한 강호다. 분데스리가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러시아 리그의 제니트가 이날 이 같은 성적을 낸다는 것은 사실상 '기적'을 기대해야 한다. 따라서 이날 경기가 러시아대표팀 주축 공격수들을 올 시즌 챔스에서 볼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스포츠채널 SPOTV+와 SPOTV가 이날 오전 4시30분부터 현지 생중계한다. 위성·케이블·IPTV·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 SPOTV+와 SPOTV는 이날 같은 시간대 치러지는 맨유-올림피아코스전을 오전 7시부터 녹화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