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프로농구 서울 SK가 고양 오리온스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SK는 19일 고양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 끝에 63-60으로 승리했다.
1~2차전을 내리 승리했다가 3차전에서 상승세가 꺾였던 SK는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정규리그 2위 울산 모비스가 기다리고 있는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4강 플레이오프도 6강과 마찬가지로 5선3선승제로 치러진다. SK와 모비스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은 23일 오후 2시 모비스의 홈구장인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다.
SK와 모비스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팀들로 다시 한 번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모비스가 4승으로 SK를 꺾었다.
객관적인 평가에서 열세였던 오리온스는 포인트가드 한호빈과 포워드 김동욱의 부상 이탈로 전력 손실이 극심했지만 4차전까지 끌고 가며 저력을 과시했다.
이날도 21점차까지 벌어졌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SK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오리온스는 올 시즌 정규리그(6경기)에서 SK에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처음 이긴 것.
그러나 높이의 열세는 이변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경기 막판에 나온 결정적인 리바운드 2개가 SK의 승리를 이끌었다.
SK의 심스는 14점 15리바운드로 승리의 중심에 섰다. 김선형도 14점을 지원했다. 박승리(5점)는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결정적인 2득점과 자유투를 성공, 존재감을 뽐냈다.
3차전에서 일격을 당했던 SK는 초반부터 확률 높은 골밑 위주의 플레이로 주도권을 잡았다. 슈터 변기훈이 발목 부상으로 빠진 것도 이 같은 배경으로 볼 수 있다.
SK는 높이의 우위를 살렸다. 206cm 장신 센터 코트니 심스를 1쿼터 내내 기용했다. 리바운드를 11개-4개로 압도하면서 21-17 리드를 가져갔다.
오리온스는 3차전에서 삭발 후, 무서운 활약을 펼쳤던 장재석이 초반 연속 4점을 몰아치며 기세를 올렸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골밑이 안정적인 SK 분위기였다.
골밑에서 우위를 점한 SK는 2쿼터에서 헤인즈와 김선형의 득점까지 살아나면서 점수 차를 벌렸다. 전반에 41-28로 앞섰다.
SK는 전반 리바운드에서 21개-9개로 압도했다. 페인트 존 득점도 26-10으로 골밑은 SK의 땅이었다. 오리온스는 수비 리바운드를 계속 빼앗기며 SK에 많은 공격 기회를 허용했다.
3쿼터 도중에는 예민해진 양 팀의 선수들이 거친 신경전을 벌였다. 쿼터 종료 7분49초를 남기고 심스(SK)와 최진수(오리온스)가 설전을 벌였고, 선수들이 뒤엉킨 사이에 박상오(SK)와 허일영(오리온스) 사이에서는 거친 몸싸움도 오갔다.
그러나 변수가 되지는 않았다. 문경은 SK 감독은 주포 헤인즈 대신 심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심스는 3쿼터에서도 6점을 올렸다.
SK는 53-38, 15점차까지 앞서며 3쿼터를 마쳤다.
그대로 끝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오리온스는 4쿼터 초반 바짝 고삐를 당긴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리차드슨의 3점슛과 장재석, 이현민의 연속 득점을 발판 삼아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종료 3분여를 남기곤 이현민이 3점슛 2개와 자유투에 힘입어 56-59, 3점차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곧이어 최진수까지 3점슛을 꽂아 기어이 2분24초 전에 59-59,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SK의 손을 들어줬다. 종료 1분5초를 남기고 박승리가 결정적인 팁 인 슛을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보너스 자유투까지 성공했다.
SK가 62-59로 달아났다. 오리온스는 장재석이 54.5초를 남기고 얻은 자유투 2개 중 1개를 놓친데 이어 결정적인 리바운드 싸움에서 패해 무릎을 꿇었다.
SK는 마지막 공격에서 두 차례나 공격 리바운드를 따내며 고비를 넘겼다.
오리온스의 가드 이현민(13점 7어시스트)은 4쿼터에서만 9점을 올리며 맹활약했지만 팀의 패배로 빛을 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