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고양 오리온스에 일격을 당한 문경은(43) 서울 SK 감독이 선수들의 정신력을 지적했다.
문 감독은 17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81-64로 패한 뒤 "상대 선수들이 한 발 더 뛰려고 노력한 반면 저희 선수들은 (공·수 양면에서)서로 미루는 모습을 보였다"고 쓴소리를 했다.
SK의 승리가 예상된 경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SK는 오리온스를 상대로 8연승(정규리그 6연승·플레이오프 2연승)을 기록 중이었다. '천적'에 가까웠다.
게다가 오리온스는 핵심 멤버인 김동욱(33)과 한호빈()23이 1·2차전에서 각각 부상을 당하며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3연승과 함께 4강 플레이오프행을 확정지으려 했던 SK는 완패를 당했다. 2점슛과 3점슛 성공률은 각각 36%와 24%에 그쳤고 턴오버는 오리온스보다 6개나 많은 12개를 저질렀다. SK답지 못한 경기력이었다.
문 감독도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오늘 같은 상황이 나올까봐 준비를 많이 했는데 결국 여러 문제점들이 노출됐다"며 "우리가 파워포워드와 빅맨 싸움에서 졌다. 그 포지션에서 턴오버가 많이 나왔고 제공권 싸움에서도 밀렸다. 또 상대의 준비된 수비에 저희 선수들이 말려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대 선수들이 한 발 더 뛰려는 한 것과는 달리 저희 선수들은 서로 미루려는 모습을 보였다"며 "처음부터 모든 준비를 새로 해야 한다. 저부터 다시 준비하겠다. 4차전에서는 더 나은 경기력으로 반드시 승리를 따내겠다"고 다짐했다.
추일승(51) 오리온스 감독도 정신력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서 2연패를 당했음에도 선수들이 좌절하지 않았다"며 "정신적인 부분이 가장 큰 승리의 요인이된 것 같다. 선수들이 투혼을 불태웠다. 오늘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플레이오프 4강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SK는 1패와 더불어 부상 악재도 맞았다. 가드 변기훈(25)이 3쿼터 막판 팀 동료 코트니 심스(31)의 발을 밟고 왼쪽 발목을 접질렸다.
문 감독은 "안쪽 인대 파열이 의심된다. 다음 경기 출전은 힘들 것 같다"며 "부상이 장기화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걱정스러워 했다.
변기훈은 이날 부상 직전까지 3점슛 2개 포함 8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