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유럽축구연맹(UEFA)의 또 다른 클럽대항전인 2013~2014시즌 유로파리그의 16강 1차전이 14일 오전 3시부터 유럽 각지에서 펼쳐진다.
한국 선수가 출전하지 않고, 챔피언스리그에 비해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듣는 유로파리그이지만 올 시즌, 특히 14일 새벽 만큼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오는 6월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과 조별리그 H조에서 경쟁할 알제리의 주축 선수들이 뛰는 팀들이 유로파 리그 16강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팬들이 알제리 선수들에 대해 잘 모르는 이유는 무엇보다 알제리의 해외파가 뛰는 프로축구 리그들이 국내에서 인기가 다소 낮은 이탈리아 세리에 A, 접할 기회가 사실상 없는 포르투갈 리그 등 유럽 중소 리그, 알제리 자국 리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눈길을 덜 받는 세리에 A나 유럽 중소 리그 상위권 팀들이 대거 출전한 유로파 리그 경기야말로 이들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경기는 이날 오전 3시부터 포르투갈 포르투의 에스타디우 두 드라가오에서 맞붙는 FC포르투(포르투갈)와 SSC나폴리(이탈리아)전이다.
포르투에는 알제리의 공격수 나빌 길라스(24)가 있다. 골 결정력과 드리블 능력 등 그야말로 공격력이 우수한 선수다.
포르투갈 리그의 모레이렌세에서 뛰다가 빅리그 구단들의 러브콜을 마다하고 올 시즌 같은 리그의 명문 포르투로 이적했다.
이적료 300만 유로(약 45억원)는 그렇다고 해도 그를 계약 기간 중에 영입하려는 구단이 최소한 내야 하는 이적료인 바이아웃 금액이 3000만 파운드(약 53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볼 때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길라스는 지난 2월2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분데스리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유로파 리그 32강 2차전에 출전, 후반 41분에 3-3 동점골을 성공해 포르투가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16강에 진출하는 길을 열었다.
지난해 3월 알제리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그는 그해 6월 브라질월드컵 아프리카 지역예선 베냉전(3-1승)에서 데뷔골을 터뜨렸다.
상대 팀 나폴리에는 알제리의 수비수 파우치 굴람(23)이 있다.
프랑스 리그앙의 생테티엔에서 뛰다가 지난 1월 이적시장을 통해 이적료 500만 유로(74억5000만원)에 세리에A의 나폴리로 옮겼다. 역시 다른 빅리그 구단들의 구애를 뿌리쳤다. 이적한 뒤 바로 주전 자리를 꿰찰 정도로 뛰어난 왼쪽 측면 수비수이지만 공격 능력도 뛰어난 만큼 역습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나폴리에는 벨기에의 미드필더 드리스 메르텐스(27)도 있다.
2011~2012시즌부터 2012~2013시즌까지 네덜란드 PSV아인트호벤에서 뛰다가 올 시즌 이적료 970만 파운드(144억5000만원)에 나폴리로 옮겼다. 역시 빅리그 구단들의 애정 공세에 넘어가지 않았다.
지난 2월28일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 스완지시티와의 32강 2차전 경기에서 후반 23분 교체 출전해 곤살로 이과인(27)의 득점을 돕는 등 3-1 승리에 기여했다. 6일 벨기에와 코트디부아르의 평가전에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위협적인 공격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5시부터 영국 런던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맞대결하는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와 SL 벤피카(포르투갈)전도 관심있게 지켜 봐야 한다.
토트넘에 알제리의 미드필더 나빌 벤탈렙(20)이 있기 때문이다.
벤탈렙은 2010~2011시즌부터 2012~2013시즌까지 EPL의 강호 토트넘 유스팀에서 뛰다가 올 시즌부터 성인팀에 합류했다.
어린 나이에 빅리거가 된 것만으로도 주목할 만한데 그를 대표로 발탁하기 위해 그가 태어나 청소년 대표로 뛰었던 프랑스와 부모의 조국 알제리가 경쟁하고, 그가 축구선수로 성장한 잉글랜드까지 그의 귀화를 추진했다는 것으로 볼 때 한국으로서는 마음 놓을 수 없는 경계 대상이다.
이들 경기는 국내 스포츠 채널 SPOTV+와 SPOTV2를 통해 위성·케이블방송·IPTV·인터넷 등으로 볼 수 있다. 포르투-나폴리전은 14일 오전 2시45분부터 생중계되며, 토트넘-벤피카전은 오전 7시부터 녹화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