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프로농구 서울 SK가 6강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웃었다.
SK는 1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스와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주희정, 김선형으로 이어지는 가드진의 활약에 힘입어 84-73로 승리했다.
역대 6강 플레이오프 전적을 볼 때, 1차전 승리 팀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확률은 94.1%(34회 중 32회)에 달한다. SK의 4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
양 팀은 올 시즌 심판의 오심 파문에 꼬이는 등 맞대결에서 사연이 많았다. 5라운드에서는 3차 연장까지 가는 대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SK가 정규리그 6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그러나 일방적인 경기는 거의 없었다. 모두 10점차 이내에서 승부가 난 접전이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베테랑 가드 주희정과 김선형의 신구조화가 돋보인 경기였다. 주희정(11점)은 2쿼터에서 주도권을 가져왔고, 김선형(19점 3어시스트)은 3쿼터에서 위기에 빠진 팀을 구했다.
애런 헤인즈(16점 8어시스트 6리바운드)도 평소처럼 제 몫을 했다.
오리온스는 경기 초반 주전 포워드 김동욱이 왼 무릎 부상으로 나가면서 전체적인 틀이 흐트러졌다. 리처드슨(21점 7리바운드)을 통해 추격을 펼쳤지만 한계가 있었다.
초반 분위기는 팽팽했다. 오리온스는 빠른 공격 전개로 SK의 수비가 정돈되기 전 상대를 공략했다. 성공률이 반이었다. 특히 외곽슛 빈도가 높아 효율적이지 못했다.
SK가 1쿼터를 17-16으로 앞섰고, 2쿼터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베테랑 주희정이 펄펄 날았다. 팽팽했던 분위기를 SK쪽으로 끌고 왔다.
주희정은 2쿼터에서 3점슛 3개를 포함해 11점을 올렸다. 어시스트와 스틸도 1개씩 기록했다. 무엇보다 흐름을 조율하면서 경기를 쥐락펴락했다. 코트를 지배했다.
이에 반해 오리온스는 공수에서 답을 찾지 못했다. 수비는 헐거웠고, 공격에서도 김강선의 3점슛 2개 외에는 뻑뻑한 패스만 겉도는 경우가 잦았다. 분위기를 바꿔 줄 해결사가 없었다.
SK는 주희정의 활약 속에서 전반을 48-31로 앞서며 마무리했다.
그러나 오리온스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오리온스는 3쿼터 초반 리처드슨이 연속으로 9점을 몰아쳤고 이현민의 3점슛까지 더해지면서 맹추격을 시작했다.
이어 성재준, 허일영의 3점포까지 터지면서 3쿼터 종료 3분13초를 남기고 54-56, 2점차까지 바짝 따라붙었다. SK는 귀신에라도 홀린 듯 속수무책이었다.
위기에서 김선형이 빛났다. 김선형은 3쿼터 종료 2분49초 전에 달아나는 3점슛을 터뜨리는 등 속공과 자유투로 혼자 9점을 쓸어 담았다. 이러는 동안 오리온스는 단 1점도 올리지 못했다.
SK는 김선형의 위기 관리능력 덕에 3쿼터를 69-59로 앞서며 마쳤다. 김선형은 3쿼터에서만 내외곽을 종횡무진 누비며 13점을 올렸다.
한 번 꺾인 오리온스의 상승세는 다시 올라오지 않았다. 4쿼터에서 서두르다가 나온 턴오버로 마지막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양팀의 2차전은 오는 15일 오후 2시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