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인천 전자랜드와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결정적인 3점포를 한 방씩 꽂아넣은 조성민(31)과 김우람(26·이상 부산 KT)이 한껏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KT는 1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KT와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전자랜드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69-67로 승리했다.
1차전을 가져가면서 KT는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역대 6강 플레이오프를 살펴봤을 때 1차전 승리 팀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확률은 94.1%(34회 중 32회)에 달한다.
이날 KT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조성민과 김우람이 쏘아올린 3점포였다.
시종일관 앞서가던 KT는 3쿼터에서 전자랜드에 쫓기더니 4쿼터 막판 역전을 허용했다. 리카르도 포웰에게 골밑슛과 자유투를 헌납하면서 쫓긴 KT는 포웰에게 3점포와 덩크슛을 포함해 연속 7점을 헌납하면서 63-67로 역전당했다.
하지만 3쿼터까지 3점슛을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던 조성민이 경기 종료 2분33초를 남기고 3점포를 터뜨리면서 오른 전자랜드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KT는 35초가 흐른 후 김우람의 3점포까지 터지면서 69-67로 다시 승부를 뒤집었다.
KT는 이후 득점을 올리지 못했으나 전자랜드의 공격도 잘 차단해 그대로 이길 수 있었다.
조성민은 "마지막까지 한 골 승부라고 생각했다. 한 번은 해결을 해줘야한다고 생각했다"며 "움직이다가 찬스가 났고, 3점슛을 성공시켜 점수를 좁힐 수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이 첫 플레이오프라 전창진(51) 감독의 "잔뜩 긴장한 것 같더라"는 걱정을 불러일으켰던 김우람은 결정적인 한 방으로 전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김우람은 "개인적으로 긴장은 하지 않았다. 집중하려했고, 감독님께서 긴장하지 말라고 하셔서 편하게 했다. 마지막에 제발 들어가라 하면서 쐈다. (전)태풍이 형의 패스가 기가 막혔다"고 떠올렸다.
전 감독은 "포웰에게 덩크슛까지 허용하고 역전당했을 때 타임을 썼어야했는데 기다렸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성민이에게 찬스가 나면서 3점이 들어가더라. 속으로 안도했다. 연이어 (김)우람이가 터졌다"며 "이후 타임을 두 번 연속으로 쓰면서 정리정돈을 할 수 있었다. 타임을 불러야할 때 부르지 않아 우리에게 기회가 왔다"고 털어놨다.
KT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외곽 득점원들이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리면서 기세가 완전히 살았다. 단기전인 플레이오프에서는 '호재'라 할 수 있다.
조성민은 "예전에 몰랐는데 요즘은 막판에 오히려 자신감이 생긴다. 내가 해줘야 상대 수비가 긴장하고 체력적으로 힘들어할 것이라고 경기에 임했고, 막판에 '한 번 걸려라'는 생각 뿐이었다"며 "찬스가 나서 넣었는데 성공했다. 막힌 공격을 뚫어준 것 같아 자신감이 생겼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우람 또한 플레이오프 첫 무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 자신감에 찬 표정이었다.
그는 "상대 가드 (정)영삼이 형만 목숨걸고 막자는 생각이었는데 11점이나 줬다"고 아쉬워하면서도 "그래도 1차전을 이기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컨디션을 유지하고, 맡은 바 최선을 다해서 4강에 오르도록 힘을 보태겠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조성민과 김우람의 한 방이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이날 KT에 승리를 안긴 주된 요인은 리바운드였다.
이날 KT는 전자랜드와 리바운드 싸움에서 34-26으로 앞섰다.
특히 고비마다 잡아낸 공격리바운드 14개가 KT 승리에 큰 도움이 됐다. 공격리바운드 또한 전자랜드(10개)보다 4개가 많았다.
전 감독은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점하면 무조건 이긴다고 이야기했다. 리바운드를 챙기는 것은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이다"며 "선수들이 역전을 당하고도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조성민 또한 "리바운드 싸움에서 이겨서 승리를 가져온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전 감독은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3쿼터에 경기가 잘 되지 않았다. 전반에 점수차를 벌려놔서 이길 수 있었다. 2차전에서는 공격에 대한 부분이 좋아져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전)태풍에게 수비를 강조했더니 수비하느라 체력을 많이 썼다. 다리에 쥐가날 정도로 수비했다. 그래서 후반에 공격이 적어졌다. 그것은 숙제로 남는 것"이라고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