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탤런트 장혁(38)과 김태균(54) 감독이 다시 만났다. 영화 '가시'를 통해서다.
장혁과 김 감독은 2001년 액션 영화 '화산고'를 함께했다. 20대 초반의 배우 장혁과 막 40대로 접어든 감독 김태균은 13년 만에 재회했다.
세월이 흐르긴 흘렀다. '화산고'에서 고등학생을 연기한 장혁은 '가시'에서 고등학교 교사 역을 맡았다. 우리나라 최초로 무협 액션 판타지 영화를 시도한 패기 넘치던 김태균은 사랑이란 어떤 것인가를 말할 수 있는 나이가 돼 멜로 영화를 찍는다.
이들이 다시 뭉쳐 만든 영화는 단순 멜로물이 아니다. 이른바 '서스펜스 멜로' 영화다.
고등학교 인기 체육교사 '준기'(장혁)는 학생 '영은'(조보아)의 사랑고백에 당황한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준기에게 겁 없이 달려드는 영은은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가슴 뛰는 설레임을 안긴다. 하지만 이들의 만남은 '준기'에 대한 '영은'의 광기 어린 집착으로 파국으로 치닫는다.
김 감독은 13년 전 장혁을 기억했다. "예쁘게 생긴 미소년"이었다고 입을 뗀 김 감독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장혁은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배우가 됐다"며 "'준기'를 맡으면 굉장히 잘 어울린 것 같았다"고 장혁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장혁 또한 김 감독의 영화를 놓치지 않고 봐왔다.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며 "마침 감독님이 지금 내 나이에 딱 맞는 역할을 줘서 확신을 가지고 '가시'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가시'의 시나리오를 만난 것은 7년 전이다. 그는 시나리오에 말 그대로 꽂혔다. '가시'를 반드시 영화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장혁을 다시 만나면서 그 일이 가능해졌다.
"사랑이라는 것은 이렇게 설레면서도 이렇게 두렵고, 이렇게 공포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가시'의 시나리오를 통해서 다시 깨달았어요. 이게 바로 사랑이다. 이런 느낌이 들었던 거죠."
장혁은 40대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마주한 이 시나리오가 "공감을 불러왔다"고 '가시'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설레임과 그것이 파국을 가져올지 모른다는 불안 같은 것에 동의했다"며 "현재의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가시'에서 장혁과 김 감독의 만남 못지 않게 주목할 부분은 바로 '영은' 역의 조보아(23)다.
드라마 '닥치고 꽃미남 밴드' '마의'에서 조연이었던 조보아는 첫 영화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오디션을 통해 배역을 따냈다.
김 감독은 "조보아의 얼굴에서 다양한 매력을 느꼈다"고 전했다. "순수함과 에로틱함을 모두 갖춘 그녀의 얼굴이 '영은' 역에 잘 어울렸다"는 게 김 감독이 조보아를 선택한 이유다.
"나사가 하나 풀린 듯한 멍한 표정이 매력적이었어요. 꽉 채워져 있지 않고 어딘가 허전한 얼굴, 그게 조보아씨의 매력이었습니다."
조보아는 "우리 영화를 보면 사랑에 대한 많은 생각과 감정을 다시 꺼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