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일본의 우경화가 프로축구장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지난 8일 일본 사이타마현 우라와시의 사이타마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우라와 레즈-사간 도스의 경기에서 일부 우라와 팬들이 인종차별을 연상케 하는 현수막을 내걸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경기장 출입구에는 '재패니즈 온리(JAPANESE ONLY)'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일본인들만 입장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보여 경우에 따라 충분히 인종차별적 행위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우라와가 올해 초 영입한 재일교포 선수인 리 다다나리(29·한국명 이충성)에게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축구장으로까지 번져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사안이 일파만파 커지자 J리그 연맹과 구단도 긴장 상태다. 구단은 현수막을 건 팬을 조사했다. 10일에는 연맹에 직접 관련 내용도 보고했다.
현수막을 내건 인물은 "차별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맹은 엄단하게 처리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연맹은 우라와에 "현수막에 차별적인 의도가 담겨 있었을 경우에는 확실히 엄정 대처할 방침이다. 우라와에 이번 주까지 조사 결과를 정리하라"고 요청했다.
일본 J리그에서 인종차별 행위로 논란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1년 주빌로 이와타의 일부 팬들이 시미즈 에스펄스전에서 압신 고트비(50) 시미즈 감독을 향해 "핵 폭탄 제조를 중단하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징계를 받았다.
고트비는 이란계 미국인으로 연맹은 이 현수막의 문구를 인종차별로 규정했다.
한편, 일본 축구 팬들은 오래 전부터 욱일기를 하나의 응원 도구로 활용해 구설에 오른 적이 잦다. 심지어 국가대표팀 유니폼에도 욱일기를 연상하게 하는 문양을 넣어 빈축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