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기성용(25)이 벤치만 달군 가운데 소속팀 선더랜드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선더랜드는 9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잉글랜드 헐시티의 KC스타디움에서 열린 헐시티와의 FA컵 6라운드(8강)에서 0-3으로 졌다.
2011~2012 시즌 이후 2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한 선더랜드는 2003~2004 시즌 이후 10년 만에 4강 진출을 꿈꿨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칼라일유나이티드·킨더민스터·사우샘프턴을 차례로 격파하고 올라온 발걸음은 8강에서 멈췄다.
지난 1월5일 칼라일유나이티드와의 3라운드에서 선발 풀타임을 뛰며 한 차례 FA컵에 모습을 드러냈던 기성용은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선더랜드는 지난 6일 국가대표로 차출됐다가 돌아온 기성용을 무리하게 출전시키지 않았다.
거스 포옛 감독은 오는 15일 정규리그 크리스털팰리스전을 대비해 이날 선발 명단을 1.5군으로 구성했다. 6승6무14패(승점 24)로 리그 19위에 머물며 2부 리그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인 선더랜드의 처지에서는 집중과 선택을 해야 했다.
포옛 감독은 스티븐 플레처를 최전방 공격수로 세우고 엠마누엘레 자케리니와 이그나시오 소코코를 측면 미드필더에 배치하는 4-3-3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잭콜백·리 캐터몰·세바스티안 라르손이 중원을 지켰다.
선더랜드는 전반 초반 헐시티의 공세에 잔뜩 웅크렸다. 자케리니의 빠른 발을 이용해 간간이 역습에 나섰지만, 양질의 패스를 받지 못해 위력적이지 못했다.
전반전 볼 점유율은 57-43%로 선더랜드가 앞섰다. 그러나 의미는 없었다. 3차례의 슈팅 가운데 단 1개도 골문을 향하지 못했다.
공격의 짜임새는 헐시티가 훨씬 좋았다. 좌우 측면을 활용해 선더랜드 수비를 크게 흔들었다. 헐시티는 전반 33분 페널티킥을 얻으며 기회를 잡았다. 손 알루코가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방향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라르손으로부터 파울을 얻었다.
직접 키커로 나선 알루코의 슈팅이 선더랜드 오스카 우스타리 골키퍼에게 막혔다. 선더랜드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후 선더랜드는 몇 차례의 공방을 주고받았지만, 결실을 얻지 못한 채 전반전을 마쳤다.
포옛 감독은 후반 21분 자케리니와 스코코를 빼고 아담 존슨과 파비오 보리니 등 2명의 공격수를 동시에 교체해 나름의 승부수를 던졌다.
교체카드는 실패했다. 선수교체 직후 뼈아픈 실점을 했다.
선더랜드는 후반 22분 오른쪽 측면 코너플래그 부근에서 파울을 범해 코너킥을 내줬고 헐시티가 세트피스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커티스 데이비스가 수비수 존 오셰를 앞에 두고 헤딩슈팅을 시도, 골망을 흔들었다.
헐시티는 후반 26분 데이비드 메일러의 추가골로 2-0으로 달아났다. 메일러는 빠른 역습 과정에서 드리블 돌파 후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골을 만들었다.
최후방 수비를 맡던 캐터몰은 판단 미스로 메일러에게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들어줬다.
6분 뒤인 후반 32분 매트 프리야트가 쐐기골을 넣었다. 캐터몰이 결정적인 백패스 실수를 했는데 프리야트가 이를 가로채 골을 넣었다.
헐시티는 84년 만에 FA컵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헐시티를 비롯해 아스날·셰필드유나이티드가 4강 진출을 확정했다. 맨체스터시티와 위건애틀래틱의 승자가 4강의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