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올 시즌 V-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루키' 전광인(23·한국전력)이 이탈리아 클럽팀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한국전력은 1월20일 이탈리아 세리에 A1의 한 팀으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대한배구협회를 거쳐 한국전력으로 전해진 이메일에는 "너희 팀에 관심이 가는 선수가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발신인은 이탈리아 리그 최상위 레벨인 세리에 A1 소속 구단이었다. 이들이 지목한 선수는 전광인이었다.
한 달 뒤인 2월19일 한국전력이 받은 두 번째 이메일은 보다 구체적이었다. 이 구단은 "전광인을 두 달만 임대하고 싶다"면서 협상을 요구했다.
이 구단은 지난 시즌 세리에 A2 플레이오프를 통과해 올 시즌 세리에 A1으로 승격됐다. 하지만 1년도 버티지 못하고 강등될 위기에 처하자 그동안 점찍어뒀던 전광인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당시까지 프로 경험이 고작 3개월여에 불과했던 전광인이 세리에 A1팀의 관심을 받은 것은 월드리그 이탈리아전에서 보여준 활약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논의 끝에 이 구단의 제의를 거절했다. 외국인 선수의 부진과 부상으로 에이스 역할을 담당하던 전광인의 이탈은 한국전력으로서는 그려보지 않은 그림이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당시 우리 팀 입장에서는 전광인을 보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전광인의 명성이 더욱 올라가고 우리 팀이 자리를 잡게 된다면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은 전광인은 최고의 활약으로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2경기 만을 남겨둔 현재 득점은 559점으로 5위(국내 선수 중 1위)를 달리고 있고 공격 종합 3위(55.46%), 서브 4위(세트당 0.24개), 후위공격 2위(58.02%)로 공격 지표에서도 상위권을 질주 중이다.
신영철 감독은 "광인이는 충분히 신인왕을 받을 자격을 갖췄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다들 잘해줬지만 광인이는 정말 고군분투했다. 무릎이 좋지 않아 웨이트 트레이닝을 조절해 주고 있는데 의욕이 대단하다"면서 "용병 역할을 본인이 다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도 다른 팀에 있었다면 훨씬 쉽게 배구를 했을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한국전력은 전광인의 합류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경기의 질은 예년과 분명 달랐다. 다음 시즌에는 결실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신 감독은 "올해에는 범실이 리그에서 가장 많았지만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위기관리를 어찌하느냐가 관건이다. 위기관리 능력이 갖춰지고 용병만 제대로 해준다면 내년 시즌에는 플레이오프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론 계획의 중심에는 전광인이 있다. 안팎으로 주가가 치솟고 있는 전광인이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연봉 협상에서 섭섭하지 않게 대우를 해줄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