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진화하는 거인' 김신욱(26·울산현대)이 브라질행을 위한 강한 의욕과 간절한 바람을 동시에 드러냈다.
김신욱은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의 공격수로 지난 6일(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의 '강호' 그리스와의 평가전(2-0 승)을 마치고 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신욱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5월12일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할 대표팀이 소집된다. 선수들의 목표는 첫째도, 둘째도 월드컵에 가는 것이다. 그 동안 (홍명보 감독에게)내가 갖고 있는 실력을 다 보여줬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정신력이나 월드컵을 향한 의지는 모두 보여줬다"고 말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마음을 전했다.
김신욱은 그리스전 완승의 의미로 "(국내파와 해외파가)시너지 효과를 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번 평가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됐고, 브라질월드컵에 대해 (선전할 수 있다는)확신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반전에 골을 넣은 박주영과 교체돼 후반전 45분을 뛰었다. 전반전을 벤치에서 지켜본 소감으로 "대표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하고 있다고 느꼈다. 해외파가 시즌 중에 합류해 좋은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경기를 지켜보면서 내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후반에 들어가면 어떤 경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대표팀 원톱 스트라이커 자리를 놓고 포지션 경쟁을 벌이게 된 박주영(29·왓포드)에 대해 그는 "평소 존경해 왔다. 함께 있는 것이 즐거웠다"며 "평가전에서 골을 넣은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애정을 나타냈다.
김신욱은 대표팀 내에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해외파와 국내파의 알력을 우려하는 뉘앙스의 질문을 받자 "모이는 횟수가 많아지고, 훈련 횟수가 많아지면서 더욱 화목해졌고, 하나가 됐다"며 "그런 마음으로 경기장에 나오니 플러스 효과를 낸 것 같다"고 안심시켰다.
김신욱의 소속팀 울산은 오는 8일 오후 2시부터 경북 포항의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리는 2014현대오일뱅크K리그 클래식에서 디펜딩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와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지난 시즌 우승 문턱에 섰던 울산에 지난해 12월1일 리그 40라운드 최종전에서 다른 곳도 아닌 홈구장인 울산문수경기장에서 0-1 통한의 패배를 안기고 우승의 영예를 빼앗아간 포항이다.
하필이면 김신욱은 바로 직전 경기인 지난해 11월27일 부산아이파크전(1-2패)에서 경고를 받아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우승을 빼앗긴 것이 자기 책임 같은 처지다. 특히 이날 경기를 뛰지 못하면서 시즌 19골을 몰아치며 손에 다 쥐는가 싶었던 득점왕까지도 FC서울의 데얀(32·중국 장수)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김신욱으로서는 이번 포항전이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는 리벤지 매치다.
김신욱은 "올 시즌 소속팀에서 (새로 지휘봉을 잡은)조민국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하고, 부상 없이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며 "이번 포항전에 선발로 출전할지, 교체 출전할지, 뛰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잘 준비해서 아픔을 겪은 울산 팬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축구로 승리를 선물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브라질월드컵 대표팀 명단 발표 전까지 평가전은 더 이상 없다. 이제는 소속팀의 일원으로 K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조별예선에서의 활약에 따라 홍명보호 승선 여부가 결정된다. 김신욱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월드컵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의 몸 상태를 만들고, 그간의 내 단점과 부족한 것들을 남은 기간 동안 (K리그와 ACL을 통해)보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월드컵에서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더 연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