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6.21 (토)

  •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대전 24.5℃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9.7℃
  • 흐림강화 22.9℃
  • 흐림보은 24.4℃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노영석 감독 영화 '조난자들'...낯선배우 캐스팅으로 현실감

URL복사

[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2009년 노영석(38) 감독이 데뷔작 '낮술'을 내놓았을 때 관객과 평단의 반응은 비슷했다. 단점이 명확하다, 장점 또한 명확하다, 좋은 부분이 그렇지 않은 지점을 눈감아 주게 한다….

'낮술'의 기술적 완성도는 극장에 걸릴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고르지 않은 사운드, 초점이 잘못된 촬영, 심지어 이미지 라인(카메라가 배우를 담을 때 시각적인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한 쪽 위치에 고정시켜야 한다는 규칙)까지 맞추지 않았고, 배우의 연기는 아마추어 수준이었다.

하지만 영화에 담긴 자연스러운 유머감각, 생생하게 살아 있는 캐릭터, 다음 장면을 궁금하게 만들 줄 아는 화술은 관객들이 '이만하면 됐지'라며 만족스러워 하는 힘으로 작용했다. 노 감독은 포기해도 되는 것과 절대로 놓쳐서는 안되는 것을 구분할 줄 아는 연출가였다. 이런 그가 5년 만에 신작을 내놨다. '조난자들'이다.

혼자 깊은 산속 주인 없는 펜션을 찾은 '상진'(전석호)은 우연히 동네청년 '학수'(오태경)를 만나 그에게 도움을 받는다. 그러나 '상진'은 '학수'가 갓 출소한 전과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지나치게 친절한 그가 부담스럽다. 게다가 펜션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사냥꾼, 다짜고짜 하룻밤만 묵게 해달라는 무례한 여행객과 마주치면서 왠지 모를 위협을 느낀다. 그러던 중 '상진'은 그날 밤 여행객 중 한 명이 피를 흘린 채 죽어있는 것을 목격한다.

'조난자들'은 '낮술'과는 완전히 다른 영화다. 굳이 구분하자면 '낮술'은 코믹 로드무비 정도로 말 할 수 있고, '조난자들'은 스릴러로 규정할 수 있다. 노 감독은 완전히 다른 장르의 영화 두 편을 만들었지만 극을 직조해내는 방식은 달리하지 않았다. 그의 방식은 간단하다. 관객이 영화를 궁금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조난자들'이 형성하는 긴장감은 캐릭터에서 비롯된다. 특정 성격을 부여받은 인물을 제한된 상황에 던져놓고 그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가만히 바라보는 식이다. 특히 '학수'라는 캐릭터가 그렇다. 지나치게 친절한 사람을 홀로 외딴 곳으로 여행 온 사람에게 붙여놓고 그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지켜보는 것이다. 무례한 여행객을 외딴 곳에, 무표정한 사냥꾼을 외딴 곳에, 과묵하고 다리를 저는 사람을 외딴 곳에 집어넣은 뒤 이들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조난자들'은 성공적인 스릴러다. 낯선 곳에서 알지 못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의 불편함, 그 불편함이 주는 긴장감, 이 긴장감이 주는 묘한 공포를 차례로 관객에게 던지면서 다음 장면을 궁금해 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든다. 사실은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 중 누구도 이상한 행동을 한 적이 없지 않은가.

관객의 졸였던 마음을 풀어주는 유머도 좋다. 과하지 않게, 짜내지 않고, 그 상황에 있을 법한 우스운 행동이나 말을 집어넣어 극의 완급을 조절한다. 이를 통해 영화는 지루하지 않은 리듬감을 갖게 된다.

연기도 나쁘지 않다. 전석호, 오태경, 최무성, 누구의 연기도 돌출하지 않고 일관된 톤을 유지한다. 영화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연기다.

하지만 '조난자들'의 결말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영화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또 다르게 보면 이보다 황당한 결말도 없다. '조난자들'에 대한 호불호는 결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李 대통령, 20조원대 2차 추경안 19일 국무회의 심의·의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추경안 심의를 위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경기 진작과 민생 회복에 주안점을 둔 제2차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될 예정이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 대통령은 이날 귀국하자마자 추경안 심의를 위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전날 국회에서 비공개 협의를 열고 22조원 수준의 2차 추경안 세부 내용을 최종 논의했다. 민생 회복을 위한 소비쿠폰(민생회복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1차로 보편 지급하고, 취약 계층에 대해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이 이 자리에서 확정됐다. 이 대통령은 순방 중에도 국내 경제 현안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순방 기간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한 강훈식 비서실장은 신속한 추경안 처리를 위한 국회 협력을 당부했다. 강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도 당정은 추경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회에 신속한 추경안 처리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가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국민이 선택한 이재명 정부 경제 현안 해결 정책에 중점 둬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지난 6.3 조기대선에서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벌써 2주가 지나갔다. 6.3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 50%가 넘을 것이라는 예측에는 빗나갔지만 49.42%의 득표로 41.15%를 얻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1천728만표를 얻어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많은 득표로 당선된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득표의 배경으로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은데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 경북지역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7% 포인트 정도 더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보수진영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이라는 본헤드 플레이는 잘못된 것이고 나라를 거의 망쳐버린 윤 전 대통령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선거가 끝난 후 이재명 대통령의 향후 직무수행에 여론조사 결과 70% 정도가 ‘이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할 것’이라고 응답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6월 둘째 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이 앞으로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는지, 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