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여수에서 힘들게 벼농사 짓는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성공해야죠. 내년에는 대박을 터뜨려서 집에 빚 갚는데도 보태야 합니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가드 김태주(27)의 솔직하고 꾸밈없는 입담에 기자실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김태주는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39분1초를 뛰면서 10점 5리바운드 8어시스트 5가로채기를 기록하며 73-68 승리에 단단히 힘을 더했다.
이날 김태주는 득점과 리바운드·어시스트·가로채기에서 모두 개인 최다 기록을 세웠다.
김태주의 만점활약에 힘입은 삼성은 5연패에서 탈출, 시즌 19승째(34패)를 수확하고 단독 8위로 올라섰다.
고려대를 졸업한 후 2010~2011시즌 삼성을 통해 프로무대를 밟은 김태주는 그해 7경기 출전에 그친 채 시즌을 마쳤고 이후 공익으로 병역의무를 마쳤다.
올 시즌 다시 코트로 돌아온 김태주는 이날 경기 포함 43경기에 출전했다. 득점 등을 많이 올리지는 못했지만 악착같은 수비로 삼성에 힘을 더했다.
김태주는 "팀이 5연패 중이었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감독님과 코치팀의 기대에 부응하자고 의기투합했고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밝혔다.
득점과 리바운드·어시스트 등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고 말하자 "몰랐다. 그냥 오늘 기분이 좋았다"고 밝게 웃었다.
김태주는 여수전자고 시절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유망주였으나 대학 진학 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방황의 시간을 보탰다.
그는 "고등학교 때는 농구를 좋아하고 사랑해서 정말 열심히 했다"며 "대학 가서 슈팅폼을 바꾸다가 완전히 흐트러졌고 결국 고치지 못했다. 프로에 들어와서도 정신을 못 차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실 집이 잘사는 줄 알았는데 공익근무하면서 고향에 내려가 있으니 부모님이 정말 힘들게 농사하시면서 돈을 벌고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며 "성공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복귀 8개월전부터 몸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계약기간이 내년까지라고 밝힌 김태주는 "엄마·아빠를 보면서 정신을 차렸다"며 "내년에는 대박이 나서 연봉도 많이 받고 싶다. 집에 빚이 좀 많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내년 시즌 목표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던질 수 있는 슛 능력'과 '체력 향상'을 꼽았다.
그는 "슈팅은 많이 좋아졌지만 픽앤롤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던지는 것은 아직도 부족하다"며 "웨이트도 열심히 해야 한다. 체력이 없으면 몇 경기 뛰고 나면 지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삼성 김상식 감독대행은 "(김)태주가 운동할 때도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며 "잘한다고 많이 칭찬해주면 내년에 더 기량이 올라올 것 같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