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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선봉장이 돼 조국인 브라질과 맞붙게 될 '코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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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지난 2월 소치동계올림픽에서의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29·한국명 안현수) 못잖은 또 한 사람의 드라마틱한 귀화 스토리가 오는 6월 브라질월드컵을 더욱 뜨겁게 달굴 태세다. 

주인공은 이번 월드컵 개최국 브라질 태생이지만, 다른 나라도 아니고 조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조국의 최대 난적 스페인의 선봉장이 돼 조국을 향해 창을 겨누게 될 디에고 코스타(26·아틀레티코 마드리드)다.

코스타는 오는 6일 오전 6시부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제2의 조국' 스페인 대표로 데뷔한다.

코스타는 2010남아공월드컵 우승 영광을 4년 만에 다시 재현하려는 비센테 델 보스케(64) 스페인 대표팀 감독에게 설득돼 지난해 10월 스페인 대표팀에 합류했다. 

2007년 만 19세의 나이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입단해 7년째 이 팀에 뛰고 있는 그는 지난해 7월 스페인 시민권을 획득해 스페인과 브라질 이중국적을 갖게 됐다. 

코스타는 당초 지난해 브라질 대표팀에 선발돼 두 차례 친선경기를 치렀다. 과거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대로라면 그는 스페인 대표가 결코 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FIFA가 공식경기(FIFA주관)에서 뛴 것이 아니라면 다른 나라 대표팀의 선수가 될 수 있는 것으로 규정을 변경하면서 스페인 대표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스페인은 발빠르게 코스타 영입에 나섰고,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브라질 축구계는 발칵 뒤집혔다. 

브라질도 서둘러 코스타를 회유하기 시작했고, 양국은 코스타를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지난 10월 말 코스타는 자신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나라, 더불어 자신을 낳아준 나라가 아닌 자신을 키운 라 리가의 나라를 택했다. 

브라질 대표팀을 다시 맡아 조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2002한일월드컵 우승의 환희를 다시 한 번 누려보려는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66) 감독은 "코스타는 조국의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에 나서는 것을 거부했다. 그는 국가를 대표할 수 있기를 바라는 수백만 명의 꿈을 짓밟았다"는 채찍과 "우리는 월드컵에서 다섯 차례 우승한 나라다. 이번 대회는 심지어 우리나라에서 열리기까지 한다"는 당근을 동시에 내세워 그의 마음을 돌리려고 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코스타는 당초 지난해 11월20일 스페인과 남아공의 평가전을 통해 데뷔하려고 했으나 부상으로 불발됐다. 그리고 3개월 넘게 흐른 6일 마침내 '월드컵 전초전'격인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다시는 브라질 대표가 될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넌다.

코스타가 스페인 대표가 된 이유는 한국의 안현수가 러시아의 '빅토르 안'이 된 것과 많이 닮았다.

스콜라리 감독은 거구(188㎝·81㎏)에도 뛰어난 테크닉과 빠른 몸놀림을 보이는 코스타를 '브라질의 메시'라고 부를 정도로 기대감을 나타내며 대표팀에 포함했다. 그러나 그가 친선경기에서 그다지 뛰어난 활약상을 보이지 못하자 이내 외면해버렸다. '신성' 네이마르(22·스페인 FC바르셀로나)를 필두로 헐크(28·러시아 제니트)·차베스 프레드(31·브라질 플루미넨세)·호비뉴(30·이탈리아 AC 밀란) 등 유럽 빅리그는 물론 국내 리그에도 뛰어난 공격수 자원이 차고 넘치는 브라질로서는 코스타 쯤은 아까운 선수가 아니었다. 

2006토리노월드컵 3관왕 등 세계 최고의 실력을 뽐내던 안현수가 2008년 초 대표팀 훈련 중 심각한 무릎 부상을 당해 오랜 치료와 긴 재활 기간이 필요했을 때 대한빙상경기연맹이 보여준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빙상연맹은 안현수의 재기를 돕지 않았다. 아니 도울 필요가 없었다. 선수 생명이 위태로와진 안현수가 아니더라도 날고 기는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러시아 관영 일간지 로시스카야 가제타(RG)는 올림픽 기간 중이던 지난 2월16일 빅토르 안의 스토리를 소개했다. "2006토리노올림픽 3관왕이었던 안현수의 귀화 전 한국에서의 상황은 매우 심각했다. 한국에서도 쇼트트랙 우승자는 추앙을 받는다. 하지만 한국에는 쇼트트랙 선수가 많기 때문에 한 번 패하면 다른 선수로 바로 대체된다. 한국에서는 안현수가 특별히 소중하지 않았다. 그는 심각한 부상을 입어 장기적으로 많은 돈이 필요했다. 그러나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그를 외면하고, 은퇴를 요구했다." 

그랬던 안현수에게 2011년 러시아가 손을 내밀었다. 러시아는 동계스포츠 강국이지만 쇼트트랙에서는 한 번도 메달을 따지 못했다. 러시아로서는 안방에서 치러지는 올림픽에서 불모지 쇼트트랙에서 동메달이라도 따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빙상연맹에 대한 섭섭함, 소속팀(성남시청)까지 해체돼 갈 곳 없어진 데 따른 두려움, 선수 생활을 계속 하고 싶다는 바람까지 더해진 안현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코스타 역시 그랬다. 조국에 철저히 외면을 당해 월드컵을 TV로나 지켜볼 처지에 놓인 코스타에게 스페인이 러브콜을 했다.

코스타는 3일(한국시간) 스페인 방송 RATV와의 인터뷰에서 "델 보스케 감독과 만난 뒤 그가 진심으로 나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것을 느껴 스페인 대표팀 합류를 결정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델 보스케 감독과 함께 식사를 하고 얘기를 나누면서 나는 그가 정말 위대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솔직히 나는 그로부터 아무 것도 약속 받지 않았다. 그런데 오히려 나는 그게 좋았다. 나는 내가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을 남으로부터 제안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코스타는 "브라질 대표팀에 선발된 것은 지난해로 끝이었다"며 "스콜라리 감독은 내게 스페인으로 가지 말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FC바르셀로나의 (브라질 출신)수비수 다니엘 알베스도 내게 브라질 팀에서 함께 뛰자고 설득하지 않았다"고 말해 조국의 외면에 섭섭함을 드러냈다 

특히 코스타는 "스페인 대표팀 선수 전원을 존경한다"면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 사비 알론소, 세르히오 라모스, 헤라르드 피케, 이케르 카시야스 등과 같은 팀이 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고 말해 '무적함대'에 승선해 브라질 정복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사비 에르난데스(34)·안드레스 이니에스타(30)·세스크 파브레가스(27·이상 바르셀로나)·사비 알론소(33·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진과 페르난도 토레스(30·잉글랜드 첼시)·다비드 비야(33·아틀레티코 마드리드)·알바로 네그레도(29·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페르난도 요렌테(29·이탈리아 유벤투스)·로베르토 솔다도(29·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 등 막강 화력을 보유했던 스페인은 코스타의 합류로 오랜 '원톱 공격수' 고민을 해결해 버렸다. 

동시에 코스타가 '적국'의 가공할 무기가 돼 역공을 펼칠 우려마저 차단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스페인은 그간 이탈리아(1934·1938년)와 브라질(1958·1962년)에만 허락됐던 월드컵 2연패 달성과 함께 유로 2008·2010월드컵·유로2012까지 묶어 메이저대회 4연속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빅토르 안이 소치올림픽에서 새 조국 러시아에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안겨주며 러시아의 20년 만의 종합우승을 견인한 데 반해 한국은 남자 쇼트트랙이 노메달에 그친 여파로 3회 연속 10위 이내 달성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 '쇼트트랙 황제'를 남의 나라에 헌납한 것에 대한 성토로 올림픽 기간 동안은 물론 폐막 후에도 한동안 시끄러웠다. 

브라질 축구계는 지난해 7월 스페인과 '2013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3-0 브라질 승)을 치를 때에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코스타가 '안방 월드컵' 우승의 최대 걸림돌인 스페인의 대표가 되자 뒤늦게 호들갑을 떨고 있다. 

특히 코스타를 놓치지 않으려고 발벗고 나섰던 시기가 코스타가 스페인이 영입에 나선 뒤이며, 그가 라리가에서 절정의 득점력을 과시하기 시작한 2013~2014시즌 들어서였다. 한 마디로 '속 보이는 행동'이었던 셈이다.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가 26라운드를 펼치는 동안 코스타는 라운드에 모두 출전해 무려 21골을 넣었다. 그의 대활약으로 2012~2013시즌 '공격의 핵'이었던 라다멜 팔카오(28·AS 모나코)의 공백을 메우면서 승점 61점(19승4무3패)으로 리그 3위에 올라 레알 마드리드·FC바르셀로나 등과 선두다툼 중이다. 

물론 코스타의 득점 순위는 22경기에서 23골을 기록한 포르투갈의 '득점 머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에게 뒤져 2위이기는 하다. 하지만 호날두는 지난해 'FIFA 발롱도르'를 거머쥔 세계 최고의 선수다. 그에 비해 코스타는 아직 젊고 경험도 부족하다. 게다가 소속팀은 라 리가의 '투톱'인 레알 마드리드나 FC바르셀로나보다 스쿼드 수준이 낮다. 

그럼에도 거둔 성적인 만큼 올시즌처럼 득점력이 지속된다면 스콜라리 감독의 말처럼 코스타는 '제2의 메시'가 될 수 있다. 특히 약점인 작은 체격(169㎝·67㎏)까지 완벽하게 보완한 '업그레이드된 메시'라면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은 요원하지 않아 보인다. 2018카타르월드컵에서도 브라질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게 코스타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월드컵 때마다 지켜볼 브라질의 처지는 러시아가 '빅토르 안 효과'로 세계 쇼트트랙 최강국으로 자리잡아가는 모습을 바라만 봐야 하는 한국의 처지와 별반 다르지 않다. 

브라질은 '코스타 귀화 사태'에 충격을 받아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는 자국 유망주 지키기에 돌입했다.

그동안 브라질 축구선수들이 다른 나라에 귀화해 대표 선수가 되는 일은 2003년 포르투갈 대표가 된 데쿠(37·플루미넨세)·2007년 역시 포르투갈 대표가 된 페페(31·레알 마드리드) 등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브라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를 선택하는 경우는 찾아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코스타를 시작으로 그같은 일이 계속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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