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쇼트트랙 퀸의 다음 목표는 CF 퀸?'
2014소치동계올림픽에 나선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2관왕에 오른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박승희(22·화성시청)가 스타의 상징인 CF에 도전장을 던졌다.
박승희는 3일 오후 4시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 국제스케이트장 2층 회의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 포상식에 참석했다.
1000m 금메달(3000만원)과 계주 금메달(2250만원), 500m 동메달(1000만원)을 따낸 박승희는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포상금 6250만원을 챙겼다. 메달리스트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박승희는 "더 열심히 하라고 주시는 것으로 알겠다. 열심히 해서 보답하겠다"고 쑥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2010년 밴쿠버대회에서 동메달만 2개(1000m·1500m)를 따냈던 박승희는 소치에서 금메달의 한을 풀었다.
500m 결승전에서 상대 선수의 견제에 밀려 넘어져 무릎을 다쳤지만 부상을 딛고 계주와 1000m 2관왕에 등극하며 최고의 스타가 됐다.
박승희는 "어릴 때 꿈이 밴쿠버 대회에 나가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다녀와 허무함이 컸다"면서 "미련이 없는 편이라 아마 밴쿠버 때 금메달을 땄으면 운동을 안 했을 것이다. 그때 금메달을 못 따서 소치까지 온 것 같다"고 웃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주가가 급상승한 박승희는 'CF 욕심은 없느냐'는 취재진의 장난 섞인 질문에 "(섭외가)들어오게 기사 좀 내달라. 잘 적어달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승희는 "화장품이나 먹는 것 모두 가리지 않는다. 다 좋다"면서 적극적으로 환영 의사를 내비쳤다.
박승희는 언니(박승주·스피드스케이팅), 남동생(박세영·쇼트트랙)과 함께 올림픽에서 나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오랜 소망이었던 삼남매 동반 올림픽 출전은 메달 경쟁을 펼치는 박승희에게 보이지 않는 힘으로 작용했다.
박승희는 "함께 올림픽에 나선다는 꿈이 이뤄질 줄 몰랐다. 같이 갔다 왔으니 더 이상 바라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바로 "그래도 그것 때문에 운동을 한 것은 아니니 동기부여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며 승부사 기질을 뽐냈다.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한창 지친 심신을 달래는데 열중하고 있지만 박승희를 포함한 쇼트트랙 대표팀은 예외다.
이들은 숨 돌릴 틈도 없이 오는 14일부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나서야 한다. 메달 포상식이 열린 이날에도 새벽 운동을 거르지 않았다.
박승희는 "최대한 올림픽 때와 비슷한 컨디션으로 맞춰보려고 하고 있지만 조금은 나쁜 컨디션으로 대회를 치러야 할 것 같다"며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부담 없이 잘 하고 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4년 뒤 평창대회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꼈다.
박승희는 "올림픽이 끝나면 목표를 잡는 것이 힘들다. 특히 이번 대회는 성적이 좋아 더욱 어렵다"면서 "갈 수도 있고 안 갈 수도 있다. 가게 된다면 (조)해리 언니의 역할을 내가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