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인디듀오 '페퍼톤스'의 '레디, 겟 셋, 고(Ready, Get Set, Go)!'를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영화 '수상한 그녀' OST '한 번 더'의 작곡가 모그(이성현)가 반박했다.
'수상한 그녀' OST 음악감독인 모그는 24일 "'한 번 더'는 영화에 등장하는 밴드의 공연장면 촬영을 위해 작곡가 한승우와 내가 공동 작곡가로 참여한 명백한 창작곡"이라고 밝혔다.
"'한번더'와 '레디, 겟 셋, 고!'는 주선율이 전혀 일치하지 않다"면서 "'한번더'의 화성 진행과 편곡 방식 역시 대중음악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이러한 일반성 때문에 '레디, 겟, 셋, 고!'와 '한번 더'가 장르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생겼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즉, 두 곡이 "장르적 유사성은 있으나 명백히 다른 주선율을 가지고 있는 다른 곡이라는게 확고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불미스러운 논란으로 인해 나의 음악과 '수상한 그녀'를 아껴 준 팬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이번 일에 대해 양측이 오해를 풀고 원만하게 논란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지 마음을 열고 대화할 뜻이 있다"고 덧붙였다.
페퍼톤스의 매니지먼트사 안테나뮤직은 그러나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안테나뮤직 정동인 대표는 "두 곡의 장르적 유사성을 논하기엔 표절의 강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했다"면서 "법정에서 정확한 시시비비를 가릴 것을 결정했다"고 알렸다. "음악계에서 이 같은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엄중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자세다.
앞서 '수상한 그녀'가 개봉한 직후인 지난달 말부터 '한번더'와 '레디, 겟 셋, 고!'가 흡사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코드 진행 등 곡이 전개되는 양상이 비슷해 '한번더'가 '레디, 겟 셋, 고!'를 모티브로 삼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극중 '오두리'로 변한 '오말순'(심은경)이 반지하 밴드와 함께 부르는 이 곡은 모그와 작곡가 한승우씨가 공동 작곡했다. 편곡은 한씨와 편곡가 김수영씨가 맡았다.
한편, 진보적인 사운드를 앞세운 특유의 밝고 건강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페퍼톤스는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다. '수상한 그녀'는 관객 800만명 고지를 눈 앞에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