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대중가요가 'K팝'이라는 이름으로 해외로 뻗을 때, 전통음악인 국악은 국내에서 침잠했다. 국악의 대중화는 국악인들의 오랜 바람이었지만 대중은 이렇다 할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KBS가 공사창립 41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특집프로그램인 1TV 'K팝 국악에게 길을 묻다'는 이 같은 배경에서 출발했다. '전통음악의 장점을 K팝에 녹이고 대중적 매력을 가진 K팝의 장점을 국악에 적용하는 장을 벌이는 것'이 목표다.
박태호 KBS 예능국장은 "신명 나는 우리의 국악이 대중화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가요와 국악의 만남이 잘 버무려진 맛있는 김치 같은 느낌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대중가수들과 국악인들의 컬래버레이션 무대로 꾸며진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 안숙선(65) 명창이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는다. DJ 배철수(61)와 국악소녀 송소희(17)가 진행한다.
최백호·주현미·마야·소냐·'B1A4'·'부가킹즈' 등 가수들이 각각 안숙선·이호연·박종호·최진숙·송소희·'소리아밴드' 등 국악인과 무대를 꾸민다. 그룹 'B.A.P.'는 국악을 전공한 멤버 힘찬(24)의 국악 타악 퍼포먼스가 가미된 공연을 벌인다.
안숙선 명창은 "이분들이 나오면 모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거다. 하지만 내가 나오면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눙쳤다.
"이렇게 인기가 있는 분들이 '아리랑'을 불렀을 때 청소년들이 국악을 가깝게 생각할 것이라 생각하니 이분들이 보배스러운 생각이 든다"며 함께하는 가수들을 치켜세웠다.
출연을 결정하기까지의 갈등도 털어놓았다. "우리의 것을 낯설어하는 분들에게 다가간다고 생각했다. '쟤가 왜 저런 프로그램에 나오느냐'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출연을 결정했다. 국악이 확대되고 많은 분이 낯설어하지 않는다면 용감하게 할 수 있다"는 마음이다.
CF 등에서 주목받은 송소희에게 애정을 드러내면서도 국악계의 미래를 걱정했다. "송소희는 음악적으로 상당히 뛰어나고 재치와 끼도 있다. 국악계에는 이런 숨어있는 인재들이 참 많다. 많이 발굴해야 할 것 같다."
송소희는 "국악과 가요의 만남이라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의 MC라는 중요한 역할을 맡아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가요계의 대선배님들과 국악계 대선배님들을 모시고 하는 프로그램이라서 많은 걸 배울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1A4'의 진영(23)과 신우(23)는 국악의 매력에 혹한 동시에 책임감을 가지고 프로그램에 임한다. "국악과 K팝의 만남이 어떨지 궁금했는데 연습을 하면서 국악이 매력적인 음악이라는 걸 알게 됐다"(진영),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분에게 K팝뿐 아니라 국악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생각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신우)
유명 작곡가 하광훈이 프로그램의 음악을 맡는다. 오랜 시간 대중가요와 국악의 만남을 고민해왔지만 프로그램 제안을 받고 고민했다. "어깨가 무거웠다. 국악을 잘 알지도 못하는데 겁이 났었다."
"레게음악 같은 경우에는 전 세계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굿거리 장단은 왜 즐기지 못하느냐라는 자괴감이 있었다. 그동안 우리의 것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실행하지 못했다. 가능성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봐줬으면 좋겠다."
'뮤직뱅크'의 이세희 PD가 프로그램을 연출한다. "K팝이 선정적이거나 극단적으로 외국 음악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 안에서 해결책을 찾고 경쟁력을 찾으려고도 한다는 점을 이번 기회에 알아줬으면 좋겠다."
3월2일 오후 5시4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