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발언과 관련해 ‘대박’의 영어 표기가 다양하게 쓰이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보난자(bonanza·노다지)’를 우선적으로 쓰되 ‘잭팟(jackpot·거액의 상금)’도 함께 사용할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해외 주요 인사 및 언론들은 대박을 보난자, 잭팟, 브레이크스루(breakthrough·돌파구)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지난 13일 박 대통령을 만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 구상을 “매우 좋은 비전”이라고 평가하면서 대박을 보난자로 표현했으며 블룸버그, 코리아헤럴드 등의 언론도 이 표현을 사용했다.
최근에는 한 재미교포 사업가가 자비로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 거리에 ‘통일은 대박’을 7개국어로 번역한 광고판을 세워 화제가 됐는데 이 광고판에서도 대박의 영어표현으로 보난자가 쓰였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즈, BBC, 코리아타임즈 등은 잭팟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스위스 다보스포럼 개막연설에서 “통일은 한국에만 대박이 아니라 동북아 주변국 모두에게도 대박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당시에는 현장 동시통역사가 브레이크스루란 표현을 썼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보난자는 바다의 잔잠함, 번영, 노다지 등을 의미하는 스페인어에서 유래했다”며 “금광을 파고 들어가는 광맥 개발과 거대한 부의 원천(source of great wealth)을 의미하고 덜 속어적이기도 해서 보난자가 더 적절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도박이나 복권에서 자주 쓰이는 잭팟에 대해서는 “성장동력 창출이라는 내용적 측면에 방점을 두면 (슬롯머신을) 한 번 당겨서 나오는 것처럼 일회성·사행성 통일과정의 평가절하를 내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잭팟이란 단어가 ‘별난 사람’이라는 의미의 크랙팟(crackpot)과 함께 쓰이기도 하고 실제 월스트리트저널이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을 “잭팟이냐 크랫팟이냐”고 비꼰 적이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외빈접견이나 정상회담 등의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보난자’를 쓰되 대중성과 구호적 영향력 등을 감안해 ‘잭팟’이란 표현도 신축적으로 사용하겠다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