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기자] 남자친구를 교통사고로 잃은 '지호'(효민)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다. 지호는 그곳에서 과거의 자신과 성격이 비슷한 '츠에데'(시미즈 쿠루미)를 만나고, 그가 중학교 동창생 '유수케'(야마자키 켄타)를 좋아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지호는 둘을 이어주기 위해 츠에데의 연애 코치로 나선다.
일본 청춘 멜로영화를 보려는 관객의 목적은 분명하다. 젊은 남녀의 낭만적인 사랑이야기를 애인의 손을 잡고 보는 것. 영화의 작품성이나 이야기의 개연성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예쁘고 잘생긴 청춘스타들이 출연해 개성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여성 관객이 좋아할 만한 대사 몇 줄을 넣은 뒤 영화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게 보이도록 연출을 하면 그만이다. 물론 이것도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안타깝게도 구마자와 나오토 감독의 '연애 징크스!!!'는 앞서 말한 일본 청춘 멜로드라마의 필수 요소들 중 어떤 것도 들어있지 않은 영화다. '츠에데'를 연기한 시미즈와 '유수케'를 연기한 야마자키는 예쁘고 잘생겼지만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키에는 조금 모자라다.(일단 그들을 담은 화면 자체가 그리 아름답지 않다. 게다가 한국 관객은 즈마부키 사토시와 아이오 유의 외모에 익숙해져 있다)
효민은 큰 스크린에서는 무대에서만큼의 미모를 보여주지 못한다.
캐릭터가 개성이 있다면 상쇄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도 못하다. 수줍음이 많은 츠에다와 유수케는 시종일관 지루하다. 지호의 행동은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여자의 그것이라고 상상하기 힘들만큼 바쁘고 분주하다.(도대체 왜 지호는 츠에다와 유수케를 이어주려고 그렇게 노력하는 것일까)
대사도 마찬가지다. 한국인이 일본인에게 연애 비법을 전수한다는 설정 때문에 '밀당' 같은 단어가 등장하지만 전혀 새롭지 않고, 지호가 츠에다와 유수케에게 사랑이란 이런 것이라며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감동이 느껴지기 보다는 그저 심드렁해질 뿐이다.
심지어 러닝타임까지 긴 이 영화를 좋아할만한 관객은 아마도 효민의 팬 외에는 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안타까운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