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기자] 모두의 예상을 깨는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2014소치동계올림픽 성화 최종 주자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동계스포츠 영웅 두 명이었다.
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피시트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성화에 불을 붙인 최종주자는 '아이스하키 전설' 블라디슬라프 트레티아크(62)와 '피겨 영웅' 이리나 로드니나(65)였다.
지난해 9월 근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아테네에서 채화된 성화는 최초 주자 알렉스 오베츠킨(29)의 손을 떠나 올림픽 역사상 가장 긴 거리인 6만5000km를 달려 이날 올림픽스타디움에 도착했다.
1만4000명의 성화주자에 의해 옮겨진 올림픽 성화는 특수장비를 통해 북극해와 바이칼호 속에도 들어갔다 왔고 소유즈 우주선에 실려 우주까지 다녀왔다.
개회식의 '백미' 성화 점화 시간만을 남겨두자 '미녀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27)가 4만 관중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등장했다.
샤라포바는 성화를 러시아 레슬링 영웅인 알렉산드르 카렐린에게 넘겼고 리듬체조 영웅 알리나 카바예바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카바예바의 손을 떠난 성화는 다시 피겨스케이팅 페어 부문 올림픽 3연패를 일군 로드니나의 손에 쥐어졌다. 로드니나는 아이스하키 전설 트레티아크에게 넘겼고 이들은 최종 주자로 성화대까지 함께 달렸다.
이들은 성화대를 향해 불을 붙였고 아래에서 붙은 불은 정해진 길을 따라 높이 매달린 성화대에 정확히 점화됐다.
2년 전 런던올림픽 때처럼 모두의 예상을 깨는 반전은 나오지 않았다.
당시에는 '조정 영웅' 스티브 레드그레이브(52)와 육상스타 댈리 톰슨(56),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39) 등 내로라 하는 스포츠 영웅을 뒤로 하고 영국을 대표하는 7명의 10대 유망주 선수들이 최종주자로 나섰다.
과거의 스포츠 영웅이 아닌 미래를 짊어질 유망주를 최종 주자로 삼아 참신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번에는 러시아를 대표한 과거 스포츠 영웅이 최종 점화를 맡았다. 로드니나의 경우 러시아 현지 언론에서 거론되던 인물로, 사전 전망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불화살 점화로 유명했던 1992바르셀로나올림픽, 화려한 와이어 액션을 선보였던 2008베이징올림픽과 같은 기발한 상상력도 없이 밋밋했던 점화에, 기존 예상 안에 있던 주자까지, 색다를 것 없는 밋밋한 올림픽으로 기억되게 됐다.
한편 올림픽스타디움 한가운데 성화대에서 화려하게 타오르기 시작한 성화는 24일 오전 1시 열리는 폐회식 때까지 총 17일 간 주경기장인 피시트 올림픽스타디움을 환하게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