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기자] '눈과 얼음의 축제' 2014소치동계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성화가 러시아 소치 하늘에 타오른다.
제22회동계올림픽이 8일 오전 1시14분(한국시간·현지시간 7일 오후 8시14분) 러시아 소치의 피시트 올림픽스타디움에서 88개국 선수단 등 4만여명이 자리한 가운데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23일까지 17일 동안 뜨거운 열전에 돌입한다.
철저하게 비밀리에 부쳐진 개회식은 리허설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최종 성화 봉송자와 개회식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할 노래는 끝까지 베일에 가려졌다.
'러시아의 꿈'을 주제로 열리는 개회식은 러시아 민속 의상부터 우주복을 입은 행렬까지 러시아의 전통과 뛰어난 예술정신을 춤과 노래로 표현된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러시아의 광활함은 여러 공연으로 승화돼 대륙의 기치를 뽐낸다. '동토의 땅'답게 하얀 눈을 배경으로 한 공연이 볼거리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야심차게 준비한 개회식 공연 프로그램은 러시아의 전체 역사를 관통하는 내용을 담은 한 편의 대서사시를 방불케 한다는 평가도 있다.
러시아가 자랑하는 대문호 톨스토이와 근대화의 상징 표트르 대제는 다채로운 노래와 무용으로 표현된다. 관현악의 대가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는 새롭게 해석을 입힌 발레공연으로 4만 관중의 눈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세계적인 안무가 대니얼 에즈라로프가 브로드웨이 유명 뮤지컬 '스파이더 맨-턴 오프 더 다크(Spier Man : Turn Off the Dark)'를 새롭게 해석해 무대에 올린다.
그늘졌던 현대사를 벗어나 옛 강대국으로의 면모를 되찾으려는 러시아의 야망을 전 세계에 내보이겠다는 의도다.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마린스키발레단의 프리마 발레리나 율리아나 로파트키나·피아니스트 데니스 마추예프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도 무대에 오른다.
여기에 1000명이 넘는 어린이합창단의 등장이 예고돼 있어 규모로만 놓고 보면 동·하계올림픽을 통틀어 역대 최대로 꼽히는 2008베이징올림픽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만4000명의 성화주자에 의해 옮겨진 올림픽 성화는 특수장비를 통해 북극해와 바이칼호 속에도 들어갔다 왔고 소유즈 우주선에 실려 우주를 다녀와 화제를 모았다. 올림픽 사상 가장 긴 거리인 6만5000㎞를 돌아 개회식장으로 들어오게 된다.
마지막 성화 주자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집권 정당성을 뒷받침해 줄 인사가 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입장 순서는 올림픽 전통을 따라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의 선수단이 맨 먼저 입장하고 개최국인 러시아 선수단이 88번째로 대미를 장식한다.
한국은 60번째로 개회식에 입장한다. 개인 통산 6번째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이규혁(36·서울시청)을 기수로 해 선수 29명 등 35명이 태극기를 흔들며 입장한다.
출전 선수 71명 가운데 김연아 등 피겨스케이팅 대표 3명을 제외한 68명의 선수들이 소치 입성을 마쳤지만 훈련 일정 등을 이유로 29명 만이 개회식에 참가한다.
이규혁은 앞선 5차례의 올림픽에서 훈련을 이유로 개회식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기수라는 중책을 맡아 처음으로 개회식에 참가해 전 세계 선수들과 우정을 나눈다.
동계올림픽 역대 최다인 88개국에서 3000여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빙상과 스키·루지·컬링·아이스하키 등 7개 종목, 98개 세부종목에서 메달 경쟁을 벌인다. 4년 전 밴쿠버 대회(86개)때보다 많은 98개의 금메달이 나오는 순간을 감상할 수 있다.
소치올림픽은 피겨스케이팅 단체·여자 스키점프·바이애슬론 혼성 계주·스키 하프파이프·루지 팀 릴레이 등 세부종목이 늘어나 여느 때보다 풍부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모굴을 비롯해 피겨스케이팅 남녀 단체전 등은 사전 경기로 열렸고, 8일 오후부터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