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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레고 무비’, 번역에 실패했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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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조종림기자]  6일 개봉한 미국·호주 합작 애니메이션 ‘레고 무비’(감독 필 로드·크리스토퍼 밀러)의 전반부를 보면, 레고에 환장하는 키덜트가 아니라면 어른까지 함께 즐길만한 영화는 아닌 듯하다. 

딱 대여섯 살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연상하면 된다. 스토리는 황당무계하고 들쑥날쑥한다. 등장인물들 격인 레고 미니 피규어들은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널뛰듯 돌발행동을 하기도 한다. 반창고, 면봉, 네일 리무버, 건전지, 스테이플러 제침기, 골프공, 껌, 매직펜, 접착제 튜브 같이 실제 쓰이는 작은 물건들이 아무 때나 툭툭 튀어나오고 시간과 장소도 마구 바뀌는 등 난삽하다. 

대략 줄거리를 추려보자면, 규정대로만 살아온 주인공인 공사장 인부 ‘에미트’(개미)가 ‘스페셜’(최고로 특별한 존재)로 오인되면서 독재자 악당 ‘로드 비즈니스’를 막으려는 원정대에 참여하며 벌어지는 모험이다. 에미트가 좋아하는 여자 캐릭터 ‘와일드스타일’이 전한 예언에 따르면, ‘크래글’을 막을 수 있는 건 ‘저항의 피스’ 뿐이고, 그걸 찾는 사람이 ‘스페셜’이다. 스페셜은 ‘마스터빌더’들을 규합해 저항의 피스를 크래글에 로딩해 ‘타코 화요일’에 레고유니버스를 영원히 고정시켜버리려는 로드 비즈니스를 무찔러야한다는 것이다. 

애초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대로 따라가다보니 그런 것인지, 번역의 문제인지, 영어단어를 그냥 옮겨온 탓인지, 더빙판으로는 대체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저항의 피스’의 ‘피스(piece)’는 레고 한 조각을 의미하는데 평화를 의미하는 ‘피스(peace)’와 동음이의어임을 강조하려고 했던 것인지 왜 ‘조각’으로 번역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용어들이 혼재되며 일관성 있는 번역에 실패했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실제 쓰이는 소품들이 나타나는 것과 불쑥 등장하는 손 모양 등으로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데 ‘레고유니버스’는 실사로 출연하는 한 어린이가 만들어낸 세계였다. 8~14세용이라고 쓰여있는 레고 브릭을 건축시스템이라 주장하며 만지지 못하도록 하는 아버지에게 반항하는 아들이 벌인 ‘사건’이다. 이제는 다소 낡아버린 포스트모더니즘적 구조라고 보면 되겠다. 이를 활용한 발상과 구성이 참신하긴 하나, 레고 홍보 내지 광고영화로서의 역할이 더 크지 않나 싶다. 

우주인 베니부터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유니키티 등 180여개의 레고 미니 피규어는 물론 각종 시리즈들이 줄기차게 배경으로 나온다. 새로 만들어진 에미트를 주인공으로 한 ‘레고 무비’ 블록완구까지 론칭하는데다가, 영화 마지막에는 영유아용 서브 브랜드 ‘듀플로’까지 소개하는 ‘센스’를 보여준다. 

주제는 “레고 매뉴얼에 따를 생각 말고, 네 나름의 세계를 창작해라” 정도가 될 것 같다. 영화 속에 직접적으로 나오는 메시지들이 그렇다. “스스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머리에서 창조해야 한다”는 식의 대사가 줄곧 나온다. 접착제로 고정시킨 듯 굳어진 어른들의 사고를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말고 창의력과 잠재력을 마음껏 키우고 펼칠 수 있도록 해주라는 단순한 깨달음을 위해서라면 100분의 러닝타임은 너무 길다. 어린이들이 이 번잡한 내용을 논리적으로 이해할 리도 없고, 레고 전시매장을 한번 휘젓고 오는 것이 더 나을 것 같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레고그룹이 이 영화에 많은 기여를 했다. 덴마크에 있는 레고 본사의 레고 전문 디자이너들이 제작진의 아이디어를 듣고 실제 캐릭터와 세트를 만들었다. 영화 속 가상 블록들의 조합이 현실에서도 조립이 가능한지 ‘일체성 테스트’을 했다. 이 작업을 위해 워너브러더스 LA본부, 호주의 애니멀 로직, 덴마크의 레고 본사 등 바다 건너 다른 대륙에 있는 세 회사가 화상회의와 시네소닉 소프트웨어 등을 활용해 끊임없이 소통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시사와 상영 일정이 촉박하게 잡힌 것은 영 아쉽다. 미국에서는 7일(현지시간) 개봉하는데 1일 LA에서 프리미어를 가졌다. 한국에서는 6일 개봉하면서 4일 시사회를 열었다. 수입·배급을 맡은 워너브러더스코리아와 홍보사는 ‘3D 스톱모션 레고블록버스터’라는 장르를 가져다붙였다. 하지만 시사회에서 3D버전은 선보이지 못했다. 

게다가 이 애니메이션은 CG로 만들어졌는데도 ‘레고블록 하나하나를 움직여가며 찍는 스톱모션기법으로 촬영한 최초의 영화’,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세트, 캐릭터, 소품을 제작하는 데 들어간 레고 브릭(벽돌) 개수는 1508만330개’와 같은 오역인지 오류인지 모를 e-메일 자료를 배포했다. 

레고 같은 블록장난감이나 플라스틱 조립완구를 일일이 움직여 찍는 ‘브릭필름’은 이미 1970년대에 출현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2008년 워너브러더스가 개발을 시작해 호주의 유명 디지털 시각효과회사 애니멀 로직이 합류하면서 완성됐다. 정확히 말하면 스톱모션기법을 사용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CG프로그램을 활용했고, 실제 레고 브릭을 사용해 영화를 찍는다면 1508만330개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편 영어버전에는 리암 니슨, 모건 프리먼, 윌 페럴, 엘리자베스 뱅크스, 채닝 테이텀, 데이브 프랑코 등 유명배우들과 농구선수 샤킬 오닐 등이 특별 목소리 출연을 하기도 했다. 한국어 더빙판에는 유명 연예인이나 아이돌 대신 전문 성우진을 캐스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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