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기자] 두산 베어스의 유격수 김재호(29)가 지난해보다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김재호는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 구슬땀을 쏟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훈련을 하던 투수와 포수조가 5일 미야자키 캠프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맹훈련에 돌입했다.
김재호는 이날 구단을 통해 지난해 최고의 순간을 회상하며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김재호에게 2013년은 특별한 해였다. 10년 동안 백업요원이었던 그가 팀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기 때문이었다. 오랜 기다림에 지칠만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을 단련했다. 손시헌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이를 메우며 새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는 탄탄한 수비력에 타격능력까지 더해진 시즌이었다.
91경기에 출전한 김재호는 0.315의 타율(248타수 78안타)에 32타점 42득점을 기록했다. 최근 3년 동안 기록한 안타보다 2013년 때린 안타가 더 많았다. 수비에서도 두산의 내야를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김재호는 "지난 10년간 많은 일들이 있었고 힘들었던 기억도 많이 있었는데 지난 시즌으로 한꺼번에 보상받은 듯한 기분이다. 지난해 야구를 하면서 가장 즐거웠고 김재호라는 야구 선수가 다시 한 번 평가받은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시헌이라는 큰 산을 넘은 김재호는 "(손)시헌이 형은 내게 라이벌이면서도 든든한 형이자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이었다. 만약 시헌이 형이라는 경쟁자가 없었다면 내가 이 만큼 성장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시헌이 형이 같은 팀에 있으면서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손시헌이 NC 다이노스로 이적하면서 김재호의 책임이 막중해졌다. 손시헌의 빈 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쳐내는 것도 김재호의 몫이다.
김재호는 "두산 내야에는 여전히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 선수들이 많이 젊어졌고 새로 합류한 선수들도 좋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9개 구단에서 가장 수비가 강한 내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풀타임을 뛰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김재호는 "지난 시즌 안타의 대부분은 단타였다. 올해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는 타격에 도전하고 싶다. 지난해까지는 살아나가야겠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단타 위주의 타격을 했다. 올 시즌부터는 찬스 상황에서 좀 더 장타를 노릴 수 있는 타격을 해 보겠다"고 전했다.
김재호는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내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다려준 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포기하지 않고 긍정의 힘을 믿고 야구를 해 왔는데 팬들이 나를 보고 야구장에 오셔서 긍정과 희망의 힘을 얻어서 돌아가실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