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기자] "잠깐 아픈 거야! 잠깐 아픈 거야!"
3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 서두원 GYM, 로드 FC 남의철(33)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케이블 채널 XTM '주먹이 운다:영웅의 탄생'(이하 '주먹이 운다') 4강 전 현장이다.
"시합 때 손가락이 부러진 적이 있었습니다. 한 손으로 싸울 수밖에 없었죠. 결과는 무승부였어요. 정말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어차피 손가락 부러진 거 그냥 싸웠어도 상관없었으니까요. 그 시합 후 가진 다른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손가락이 부러졌어요. 그때는 손가락 부상을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싸웠어요. 결국, 이겼죠."
경기 후 만난 남의철은 "잠깐의 아픔으로 인생의 어느 순간 포기를 한다면 더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도전자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주먹이 운다'는 각자 사연이 있는 도전자들이 격투기 멘토를 만나 이종격투기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이다. 멘토는 격투기 감독 육진수(39)·가수 뮤지(33), 격투기 선수 서두원(33)·탤런트 이훈(41), 격투기 선수 남의철(33)·개그맨 윤형빈(34)이 각각 '광기' '용기' '독기'팀을 구성했다.
남의철의 말이 바로 '주먹이 운다'의 정체성이다.
연출을 맡은 박성용 PD는 "'주먹이 운다'는 단순히 일반인들이 격투기를 배우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 아니다. 남자들이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도전자 대부분 마음속에 상처를 안고 있다. 그들이 격투기를 통해서 삶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용기'팀의 서두원이 박 PD의 말을 거들었다. "'주먹이 운다'는 격투기를 제일 잘하는 사람을 뽑는 프로그램이 아니에요. 도전자들의 꿈과 용기를 보여주면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격투기는 두 번째, 꿈과 열정이 두 번째입니다."
'용기'팀 이훈은 "내가 도전자들의 멘토로 출연하고 있지만, 사실 도전자들이 내 멘토"라며 "그들에게 배우는 게 더 많다"고 말했다. "솔직히 힘겨운 사십 대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나보다 더 힘든 일을 겪은 친구들이 명랑하고 건강하게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나도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어 "누가 챔피언이 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주먹이 운다'를 통해 역경과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광기'팀의 육진수 감독도 이훈과 같은 생각이다. "도전자들이 꿈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용기를 얻었다. '주먹이 운다'는 내 인생에서 비타민이고 피로회복제"라고 했다.
시청률 1%대에서 시작한 '주먹이 운다'는 방송이 거듭될수록 상승세다. 이훈은 "'주먹이 운다'의 시청률 목표는 '응답하라 1994'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윤형빈은 '주먹이 운다'가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유에 대해 "요즘 리얼 예능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 프로그램보다 더 리얼한 프로그램이 있느냐"며 "도전자들의 땀과 눈물을 여과 없이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먹이 운다'는 5회 방송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