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기자] '코트의 여우' 부산 KT 전창진(51) 감독이 프로농구 역대 두 번째이자 최소경기 감독 400승 달성을 눈앞에 뒀다.
전 감독은 2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동부전에서 77-65 승리를 지휘, 사령탑 통산 정규리그 399승째를 수확하며 400승 고지에 단 1승만을 남겼다.
정규리그 통산 399승266패로 전·현직을 통틀어 프로농구 감독 최다승 2위다. 플레이오프까지 더하면 437승(294패)로 이미 400승을 훌쩍 넘겼다.
현재 프로농구 최다승 사령탑은 울산 모비스 유재학(51) 감독이다. 유 감독은 3일 현재 통산 454승369패를 기록 중이다. 2012년에는 프로농구 첫 감독 400승의 영예도 안았다.
하지만 최소경기 400승 기록은 전 감독이 새로 쓸 것이 확실시 된다.
유 감독은 750경기(400승350패)를 치른 후에야 400승 고지를 밟았으나 전 감독은 오는 5일 창원 LG전에서 승리한다면 이보다 84경기를 덜 치른 666경기 만에 400승을 수확하게 된다.
전 감독은 동갑내기 유 감독이 1998년 역대 최연소인 35세에 사령탑에 오른 것과 달리 3년이나 늦은 38세(2001년)에 첫 지휘봉을 잡았다. 400승 달성이 유 감독보다 다소 늦은 이유다.
청소년 국가대표·유니버시아드 대표(고려대)를 지낸 엘리트 선수였던 전 감독은 1985년 실업농구 삼성전자에 입단했다.
하지만 중학교 때 당한 고질적인 발목부상이 재발하면서 데뷔 1년 만에 수술대에 올랐고 결국 수술마저 실패, 25세였던 1988년 유니폼을 벗었다.
은퇴 후 약 10년간 삼성에서 프런트로 일했던 전 감독은 1998년부터 지도자로 변신했다.
2001~2002시즌 당시 원주 동부(당시 원주 TG삼보)의 코치로 있던 전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김동욱 감독(현 대한농구협회 전무이사)가 경질되면서 2001년 12월27일 감독대행을 맡았다. 그해 동부는 9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국보센터' 김주성(35)이 가세한 2002~2003시즌 동부를 정규리그 3위로 이끈 뒤 끝내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견인했다. 사령탑 2시즌 만에 일궈낸 값진 성과이자 동부의 창단 첫 우승이었다.
전 감독은 2008~2009시즌까지 8시즌 동안 동부를 지휘하면서 3차례의 정규리그 우승과 3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궈내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명장 중 한 명으로 올라섰다. 통합우승도 2차례(2004~2005·2007~2008시즌)나 된다.
KT 지휘봉을 잡은 2009~2010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팀을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로 견인했다. 2010~2011시즌에는 KT를 정규리그 1위로 이끌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를 9위로 마감한 KT는 올 시즌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리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다. 개막전 전문가들은 "비시즌 전력보강에 실패했다"며 KT를 하위권으로 꼽았다.
그러나 KT는 전 감독의 지휘 아래 13경기를 남겨둔 3일 현재 23승18패로 4위에 올라있다. 빅3(LG·모비스·SK)와는 다소 승차가 있지만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성적인 것은 분명하다.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유명한 전 감독은 KBL에 가장 벌금을 자주 내는 감독이기도 하다. 스스로도 "벌금은 자신이 직접 낸다. 이제는 돈이 없어서 격하게 항의도 못하겠다"고 농담을 던질 정도다.
2005~2006시즌에는 두 차례나 퇴장을 당해 각각 300만원씩 모두 600만원의 벌금을 물었고 지난 시즌에는 전주 KCC와의 경기 내내 작전타임을 한 차례도 부르지 않아 벌금 500만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