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기자] "지금은 즐겁지 않지만 나중에 웃겠다."
정성룡(29·수원)은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3일 오전(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전 골키퍼 경쟁을 향한 굳은 각오를 밝혔다.
이번 전지훈련 기간 동안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포지션은 정성룡과 김승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수문장 자리였다.
김승규는 코스타리카전(1-0 승)과 멕시코전(0-4 패)에 연속으로 출전하며 선배 정성룡을 제치고 홍명보(45) 대표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는 듯 했다.
하지만 멕시코전에서 4실점을 하며 경험 부족이라는 단점을 드러냈다.
기회를 엿보고 있던 정성룡은 최종 미국전에서 골키퍼 장갑을 꼈다. 그러나 그 역시 2골을 내주며 반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정성룡은 "1승2패라는 평가전 결과에 대해 아쉬움이 크다"며 "전지훈련 기간 중 후회 없이 훈련했다는 점에서는 만족한다. 지금은 결코 즐겁지 않지만 마지막에는 웃을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
김승규·이범영(25·부산) 두 후배와의 골키퍼 경쟁에 대해 그는 "경쟁 상대를 의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훈련을 충실히 소화하는 것 그리고 경기장에서 제 몫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비록 1승2패의 아쉬운 성적으로 평가전을 마치기는 했지만 정성룡은 3주 간의 전지훈련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정성룡은 "골키퍼들은 필드 플레이어들과는 별도로 훈련을 했다. 우리는 경기와 상관없이 체력훈련에 몰두했다"며 "월드컵 본선에 나가면 적어도 이번에 상대했던 수준의 팀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평가전은 좋은 경험이 됐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멕시코전에서 처음으로 브라질월드컵 공인구인 '브라주카'를 사용했다.
이에 대해 정성룡은 "남아공월드컵 공인구였던 자블라니보다 공격수들이 더 정확한 슈팅과 한 박자 빠른 볼 컨트롤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새 시즌 K리그에서도 이 공을 쓰는 만큼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