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기자]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미리 경험해 본다는 생각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홍명보(45) 축구대표팀 감독은 미국과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의 스텁헙 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유종의 미를 향한 각오를 다졌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2일 같은 장소에서 미국과 이번 전지훈련의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지난달 13일 한국을 떠나 브라질 이구아수-미국 로스앤젤레스-샌안토니오 그리고 다시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오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그 사이 코스타리카(1-0 승)·멕시코(0-4 패) 등과 두 차례의 평가전을 펼쳤다.
대미를 장식할 미국전을 앞둔 홍 감독은 "내일 미국전은 이번 전지훈련의 마지막 평가전이다. 그동안 저희가 준비해온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며 "선수들이 정신적·육체적으로 매우 지쳐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항상 완벽한 상태에서 경기를 할 수는 없다. 우리는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미리 어려운 상황을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힘든 상황을 이겨내는 것이 이번 전지훈련의 목표 중 하나다. 선수들이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국내파 위주로 구성된 이번 대표팀은 앞선 두 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컨디션을 검증 받았다. 브라질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될 국내파의 윤곽은 미국전을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홍 감독은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선수 찾는 것은 이번 전지훈련의 중요 과제였다"며 "월드컵에서는 지금보다 더 힘든 일정을 견뎌내야 한다. 경기가 끝난 뒤 회복기간이 오히려 하루씩 더 짧다.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 내일 미국전에는 현 상태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을 내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이 상대할 미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위에 올라있는 강호다. FIFA랭킹만 놓고 보면 한국(53위)보다 39계단이나 높다. 상대전적에서는 5승3무2패로 한국이 앞서 있다.
홍 감독은 "미국은 체력적으로 굉장히 뛰어난 팀이다. 게다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팀을 한층 더 성장시켰다"며 "내일 경기에 많은 관중들이 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큰 압박감은 없다. 국내파 선수들의 경우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펼칠 기회가 많지 않은데 내일 좋은 경험을 하길 바란다. 선수 개개인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미국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은 지난 30일 치른 멕시코전에서 0-4 완패를 당했다. 공격·수비·체력·조직력 등 전 부문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홍 감독은 "멕시코에 4골 내주긴 했지만 조직력 문제는 아니었다. 대부분 선수 개개인의 판단 실수에 의한 실점이었다"며 "지금 대표팀에 있는 국내파 선수들은 하나같이 월드컵에 참가하고자 하는 의욕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불안한 마음도 더욱 컸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스포츠에서는 결과가 중요하다. 저희는 멕시코전 완패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미국전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며 "단 지금 대표팀 내에 있는 선수들은 정신력적인 측면에서 전혀 문제가 없다. 전지훈련 기간 동안 내가 봐온 선수들을 코칭스태프들을 감동시켰을 정도로 정말 최선을 다했다. 완패로 인해 몇 몇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는데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이되 지나치게 의기소침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수들을 다독였다.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상대인 알제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냐는 알제리 기자의 질문에 홍 감독은 "알제리뿐만 아니라 러시아·벨기에와의 경기가 모두 중요하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조별리그 첫 경기인 러시아전에 집중하고 있다"며 "알제리와는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붙는다. 알제리는 일반적인 아프리카 축구와 스타일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월드컵 전까지 알제리에 대한 분석을 완벽하게 마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