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기자] 다음달 8일(한국시간)부터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소치동계올림픽에는 색다른 사연과 경력을 지닌 선수들이 많아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쿨러닝'의 실제 주인공인 자메이카봅슬레이대표팀이 12년 만에 다시 동계올림픽 무대에 출격한다.
자메이카봅슬레이팀은 1988년 캘거리동계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해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이 도전의 감동은 향후 영화로도 제작돼 화제가 됐다.
'쿨러닝'은 1년 내내 눈이 내리지 않는 자메이카에서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훈련을 해 올림픽에 참가, 투혼을 발휘하는 모습을 웃음과 감동으로 그렸다.
파일럿인 윈스턴 왓츠(46)를 필두로 한 자메이카봅슬레이팀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대회 이후 12년 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장비를 사고 이동하는데 필요한 8만 달러(약 8500만원)가 없어 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지만 사연을 전해들은 자메이카올림픽위원회와 소치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이들의 경비를 전액 부담하기로 결정해 극적으로 참가하게 됐다.
주위의 배려로 다시 꿈을 이룬 왓츠는 "정말 행복하다. 전 세계가 우리 뒤에서 버티고 있는 것 같다"며 "자메이카봅슬레이팀은 유명해졌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중동 국가의 팬에게도 전화가 온다"며 올림픽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세계적인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36)는 태국 스키 대표로 소치대회에 출전한다.
이중국적(영국·태국)을 갖고 있는 메이는 4년 전 밴쿠버대회에도 태국대표팀으로 출전하려고 했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는 태국올림픽위원회에서 메이에게 영국시민권 포기를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태국올림픽위원회가 예외적으로 이중국적을 허용해 메이는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메이는 "오랜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하는 일만 남았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미국 여자 육상 메달리스트인 로린 윌리엄스(31)와 롤로 존스(32)는 봅슬레이대표팀에 브레이크맨으로 출격한다.
봅슬레이대표팀에서 손발을 맞춘 윌리엄스와 존슨은 월드컵에서 수 차례 메달을 따내 가능성을 확인했다.
윌리엄스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 100m에서 은메달을 땄고, 2012년 런던올림픽 400m계주에서 미국이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존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 100m 허들에 참가했고, 런던올림픽에서는 4위를 기록한 대단한 경력이 있다.
일본에서는 무려 7번이나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가 있다. 일본 스키점프 대표 가사이 노리아키(42)는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대회부터 쭉 올림픽 무대에 섰다.
가사이는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출전할 때마다 목표는 한 가지였다.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2018평창올림픽에도 국가대표로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국 국가대표 선수 가운데는 종목을 바꿔 뛰는 선수들이 많다.
여자 창던지기 선수였던 신미화(20·삼육대)는 봅슬레이대표로 변신했고, 단거리 육상 선수였던 김선옥(34·서울연맹)도 14살 차이를 극복하고 신미화와 호흡을 맞췄다.
성결대에서 체육교사를 준비하다가 2010년 봅슬레이를 시작한 원윤종(29·경기봅슬레이경기연맹)은 대표팀의 '에이스 파일럿'으로 활약하며 한국 썰매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있다.
남자 역도 선수 출신인 석영진(25·강원도청)과 육상 선수를 했던 서영우(23·경기연맹)도 봅슬레이대표팀으로 도전을 하고 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체대 입시를 준비하던 평범한 고교생이었던 윤성빈(20·한체대)도 어느덧 한국 남자 스켈레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루지대표팀 조정명(21·대한루지연맹)과 박진용(21·전북루지연맹)은 각각 바이애슬론과 축구 선수로 뛴 경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