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 김창진기자] 한화 이글스의 지난 5년은 말 그대로 암흑기였다.
한화는 2008년 마지막으로 5할 승률을 넘긴 뒤 끝도 없이 추락했다. 2009년 5.70이라는 최악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며 46승3무84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한화는 이듬해에도 49승(3무82패)에 그쳐 50승 고지를 밟는데 실패했다.
심지어 신생팀 NC 다이노스가 합류한 지난해에도 꼴찌는 한화의 차지였다. 한화가 거둔 42승(1무85패)은 빙그레 이글스로 프로에 데뷔했던 1986년 31승(1무76패) 이후 가장 낮은 승수였다.
최근 5년 간 4차례나 최하위를 경험한 한화는 올 겨울 대대적인 선수단 살찌우기에 돌입했다. 오프시즌에서 가장 화끈한 행보를 보인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 정근우(4년 70억원)와 이용규(4년 67억원)를 동시에 붙잡는 데 성공했다.
뛰는 야구와는 거리가 멀었던 한화는 두 선수의 영입으로 단숨에 1·2번 타순 고민을 해결했다. 내부 FA 3인방(이대수·한상훈·박정진)을 모조리 잔류시킨 것도 적지 않은 수확이었다.
선수층이 얇은 한화는 2차 드래프트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한화는 1라운드에서 이동걸을 지목했다. 파워풀한 피칭을 주무기로 하는 이동걸은 주로 2군에 머물던 삼성 라이온즈 시절과는 달리 한화에서는 요긴하게 쓰일 가능성이 높다. 3라운드에서는 경찰청 입대가 예정된 SK 와이번스 출신 내야수 최윤석을 깜짝 지명하며 미래에 대비했다.
외국인 선수 선발 작업은 어느 때보다 신중했다.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스프링캠프 시작 전까지 외국인 선수 쿼터를 모두 채우지 못했던 한화는 29일 지난해 빅리그에서 완봉승을 거둔 좌완 앤드류 앨버스(29)의 영입으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물론 몇몇 선수의 영입으로 한화가 당장 우승 후보로 급부상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한화는 여러 포지션에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하지만 구단의 적극적인 행보가 지난 수년에 걸쳐 패배 의식이 쌓인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것만은 분명하다. 여기에 사실상 실종됐던 '경쟁'이라는 단어가 녹아내린다면 전력은 한층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한화의 2014년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