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창진기자 ] 두산 베어스의 지난 겨울은 어느 때보다 추웠다. 페넌트레이스 4위로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기쁨도 잠시, 2년 간 팀을 이끌던 김진욱 감독이 전격 경질되면서 한파가 몰아쳤다.
여기에 이종욱· 손시헌·이혜천(이상 NC)· 최준석(롯데)· 김선우· 임재철(이상 LG) 등이 줄줄이 유니폼을 갈아입으면서 큰 변화에 직면했다.
주장 홍성흔의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홍성흔은 29일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하나가 돼 열심히 했고 어느 정도 성적을 냈지만 이번 일을 겪으면서 다시 한 번 '이게 프로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회상했다.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두산은 자연스레 젊은 팀으로 변신 중이다. 이번 스프링캠프는 그동안 기회가 적었던 젊은 선수들의 파이팅으로 어느 때보다 뜨겁다. 홍성흔은 선배들을 바라봤던 20대 중후반의 선수들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중심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홍성흔은 "캠프에 돌입하면서 중간 고참급이 된 선수들의 책임감이 많이 커진 것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예전에는 따라가기만 했다면 이제는 후배들을 이끌어 나가는 역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는 이들의 변화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후배들을 향해서는 "네 자신이 그라운드의 주인공이 되라"고 주문했다. 그는 "'올해 안 되면 내년에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가진 선수들이 의외로 많다. 이러면 발전이 없다"고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또한 그는 "물론 경쟁은 피할 수 없겠지만 서로 격려하고 존중하는 '동료의식'을 갖고 야구를 했으면 한다. 결국 이 부분에서 강한 팀이 강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은 홍성흔 개인적으로도 무척 중요한 한 해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재취득 첫 해 타율 0.299 홈런 15개 72타점으로 제 몫을 한 그는 화려했던 2010년의 재연을 기대하고 있다.
홍성흔은 "롯데 시절 로이스터 감독님이 '20홈런 80타점을 목표로 하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그해(2010년) 26홈런과 116타점을 기록했다"면서 "얼마 전 송일수 감독님이 20홈런에 85타점을 목표로 하라고 주문하셨다. 감독님이 세워주신 목표를 달성한 경우가 있었으니 올해도 주문하신 수치를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체력적으로는 자신이 있다"며 주먹을 불끈 쥔 홍성흔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홍성흔은 "지난 시즌 후에 많은 선수들의 이적이 이루어지면서 갑론을박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내가 아는 두산 팬들은 한결같다"면서 "두산 팬들이 우리 팀을 변함없이 응원해 주실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다. 충성심을 알기에 우리는 더 열심히 해서 성적으로 보답하는 길 밖에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