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스켈레톤의 '겁 없는 신인' 윤성빈(20·한체대)이 소치동계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겸손함을 유지했다. 한국 스켈레톤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당찬 신인의 시계는 소치가 아닌 평창에 맞춰져 있다.
윤성빈은 27일 오후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봅슬레이·스켈레톤 미디어 데이에서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준비를 많이 했는데, 당장 큰 것을 바라기 보다는 멀리 바라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체대 입시를 준비하던 평범한 고교생이었던 그는 어느덧 한국 남자 스켈레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올시즌 월드컵 다음으로 권위있는 대륙간컵에서 우승을 차지해 이변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7일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3~2014대륙간컵 6차 대회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1분45초73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풀어야 할 것이 많은 게 스켈레톤의 매력"이라는 그는 "스켈레톤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대단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 하면 할수록 풀어나가야 할 것이 많은 종목"이라며 강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고교 선생님의 소개로 스켈레톤이라는 종목을 처음 접한 그는 체대 입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막연함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갔고 태극마크를 달고 소치올림픽까지 나서게 됐다.
머리를 앞세운 상태로 엎드려 시속 100㎞가 넘는 속도를 느껴야 하는 스켈레톤은 썰매 3종목 중 체감속도가 가장 높다.
처음 탈 때 무섭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무섭지는 않았다. 재미있어 보였고 한 번 타보고 싶었다. 막상 타보고 나니 여기저기 많이 부딪혀서 아팠다. 이제는 다음 코스를 어떻게 넘어야 할 지 생각하는 단계까지 됐다"며 스켈레톤과의 필연을 이야기했다.
그는 부모님의 반대를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질문에 "부모님은 아들이 운동한다고 하니 좋아했다.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해서 걱정하기도 했지만 내가 하고 싶어하니 지지해 주시고 도와주셨다"고 했다.
윤성빈을 지도하고 있는 대표팀 조인호(36) 감독은 "윤성빈이 워낙 많은 준비를 했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했던 것들을 펼쳐낼 것"이라며 "현재 세계랭킹 17위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15위 안쪽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