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마르코 루비오 의원을 만나 “북한이 한반도의 평화를 원한다면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 간사인 루비오 의원을 접견한 자리에서 최근 북한의 유화 제스처에 대해 “과거 경험으로 보면 항상 그런 유화적인 선전공세를 편 후에 도발이 있거나 말과 행동이 반대로 가는 경우가 있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장성택 처형 등을 들어 “그렇지 않아도 북한은 예측이 불가능한 곳인데 점점 더 예측이 불가능한 곳이 돼가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두 나라가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안보태세를 갖춰나가야 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해결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통일을 이루는 것”이라며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화가 돼야 하지, 대화를 위한 대화로 핵무기를 고도화하는 데 시간만 벌어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루비오 의원은 “저는 이미 북한은 오랫동안 도발을 반복하는 패턴을 보여 왔다는 얘기를 해왔다”며“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심해야 하는 것은 대화와 도발의 사이클이 반복되게 하는 유인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의 경우에는 더더욱 말을 쉽사리 하는 경향이 있어 왔다. 그들이 행동으로 보이는 경우는 드물었다”면서 “북한에 대해 일방적으로 대화를 하는 것은 생산적이거나 지속가능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루비오 의원은 이어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는 일본과 한국이 협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또한 그런 긴장관계를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께서 제시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문제가 빨리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자 문제 같은 것은 전쟁을 통해서 여성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심각한 인권문제”라며 “책임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조치가 돼야 하지, ‘침략이라는 것은 보는 사람 관점에 따라 다른 것이고, 위안부 문제도 책임이 없다’고 하고, 이렇게 될 때 말로만 해서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나 의회가 한·일 관계의 개선을 위해서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조치를 촉구해 오신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며 과거 독일의 사과를 들어 일본의 태도를 비판했다.
루비오 의원은 중국에 대해서는“앞으로 중국의 구상이 평화로운 방향으로 이루어지도록 그것을 시작하는 측면에서 한국이 큰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며“궁극적으로 중국의 구상이 민주주의적인 중국,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역할을 하는 중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계속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루비오 의원은 박 대통령에 대해 “평소에 (영국) 대처(수상)의 지도력을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존경해왔는데, 이번에 딸아이에게 21세기 대처를 뵈러 간다고 했다”면서 “박 대통령의 지도력 하에서 한·미 양국 간 동맹이 계속 발전해나가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방한 일정으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점을 거론하면서 “한국에서 1월은 가장 추운 계절인데 이런 추운 날씨에 한국에서 가장 추운 곳인 DMZ를 방문하셨다. DMZ는 비무장지대라고는 하지만 자유와 평화, 인도주의를 가로막고 있는 한국에서 가장 추운 곳이라고 할 수 있다”며 소감을 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