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새누리당 지도부와 만나 당협위원장 임명 문제와 관련, 자신의 향후 정치적 거취를 고려한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확인돼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철도 민영화 논란이 아직 ‘현재 진행형’이고 소속 노조원들에 대한 구속영장 집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코레일의 수장이 지역 당협위원장 임명 문제에 관심을 쏟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최 사장은 16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국회에서 황우여 대표와 약 20분 간 면담했다. 홍문종 사무총장도 이 자리에 잠시 참석했다. 이날은 철도민영화 논란에 따라 구성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 회의가 예정된 날도 아니었다. 때문에 그가 당 지도부를 찾은 배경을 놓고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렸다.
최 사장은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 대전 서구을 당협위원장 임명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나섰다가 민주당 박범계 의원에게 패배한 최 사장은 지난해 10월 코레일 신임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해당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았었다.
최근 새누리당 지도부는 공석이 된 이 지역 당협위원장으로 이재선 전 자유선진당 의원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면담 직후 최 사장이 국회에 찾아온 배경을 묻는 질문에 “자기 지역구였으니까 정치를 하고 싶은데 좀 고려해 달라는 그런 얘기였다”고 말했다. 다만 최 사장이 무엇을 요청했느냐는 질문에는“좀 고려를 해 달라는 게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최 사장이 향후 선거 출마를 고려해 후임 당협위원장에 자신의 측근을 추천했거나 임명을 연기해 달라는 당부를 하지 않았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자리는 전날 최 사장이 황 대표에게 만남을 요청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장은 향후 홍 사무총장과도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이날 면담을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쓴소리가 오갔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최 사장의 국회 방문에 대해 “때가 때인 만큼, 당협위원장 문제를 놓고 만남을 갖는 건 모양새가 별로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야권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민주당 박광온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자리만 탐하는 최 사장은 당장 코레일 사장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국민의 눈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신경한 모습을 보인 집권 여당도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은 최 사장에 대해 “한가하기 그지없고, 뻔뻔하다면 둘째가도 서러울 분”이라며 “때도 장소도 모르고, 오로지 정치권력을 향해 허둥대는 최 사장에게 철도산업의 운명을 걸어놓고 있다는 것이 한심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논평을 내고 “공기업 사장으로서 부적절하고 파렴치한 행보를 하고 있는 최 사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