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 박동진 전 외무부 장관이 11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외교부에 따르면 최장수 외무부 장관을 지낸 고인은 경북고등학교와 일본 주오대(中央大)를 졸업하고 한국외대에서 국제정치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인은 박정희정권 때인 1975년 12월 외무부 장관에 임명돼 1980년 9월까지 17대 외무부 장관으로 4년9개월간이나 재직했다.
그는 1948년부터 이승만 대통령 비서실 등에서 근무하다 1951년 외무부로 옮겨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외무부 의전국장과 외무부 차관, 주유엔 대사, 주제네바 대사, 주미대사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외무부 장관을 지낸 뒤 11∼12대 민정당 국회의원, 국토통일원 장관, 한국전력공사 이사장, 한국외교협회 명예회장 등도 역임했다.
고인은 1976년 코리아게이트 사건, 1979년 10·26 사태와 신군부에 의한 12·12 쿠데타, 이듬해 5·18 민주화운동 때 현직 장관으로서 외교현장을 총지휘했다.
그는 문화훈장 흥인장, 수교훈장 광화장, 청조근정 훈장 등 다수의 훈장을 받았다. 1992년 고희를 맞아 ‘길은 멀어도 뜻은 하나’라는 자서전을 펴냈다.
유족으로는 현민(玄民) 유진오 선생의 딸인 유충숙 여사와 1남3녀가 있다. 고인의 장례는 14일 외교부장으로 치러지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