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태 기자] 경찰청이 수십년간 동네 카센터에 맡겼던 110억원대 경찰차 정비를 가격절감 및 관리 효율화를 이유로 대기업 정비업체인 삼성 애니카에 몰아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박남춘 의원(인천 남동갑)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각 경찰관서가 ‘11년까지 담당하던 16,000여대에 달하는 경찰차 정비 및 관리를 ’12년 7월부터 6개월간의 시범사업후 ‘13년부터 입찰을 거쳐 외부위탁방식으로 전환했다.
관련 예산은 110억원이며, 본 사업 입찰에는 대기업인 삼성애니카 자동차 손해사정서비스(이하 삼성 애니카)와 중소기업인 한국자동차전문정비업협동조합(이하 정비조합)이 참여했으나 삼성애니카가 최종 선정됐다.
그런데 시범사업 후 본사업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대기업에 혜택을 주려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위 사업의 시범사업은 ‘12년 7월부터 ’13년 1월까지 진행되었는데, 본사업 입찰공고는 ’12월 4일에 낸 것으로 확인됐다. 시범사업기간 6개월을 채우지도 않고, 본사업 입찰을 강행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시범사업기간동안 의견수렴을 충분히 거쳤고, 개별관서 대다수가 외부위탁방식을 선호해 본사업을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남춘 의원은 “경제민주화와 ‘을’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정부기관인 경찰청이 나서서 대기업에 일감을 몰아주고, 중소기업을 외면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반성장위원회가 자동차정비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한 만큼 내년에는 동네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입찰조건 완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