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태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신도시개발 및 국민임대주택건설, 보금자리주택건설 등의 명목으로 지구 지정 및 보상에 착수한 이후, 3년 이상 장기 미착공으로 인한 이자 지출 등 누적 금융비용만 1조8,266억원을 날린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신장용 의원(수원을)이 LH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LH가 신도시개발 및 국민임대주택건설, 택지개발사업 등의 명목으로 지구를 지정한 이후 3년 이상 장기간 착공하지 못한 지역은 오산 세교2지구 등 전국적으로 32개 지구에 달한다.
경기 오산 세교 2지구는 지난 2006년 8월 신도시개발지구로 지정되어 같은 해 12월 보상에 착수했으나, 7년 동안 삽을 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루원시티는 도시개발지구로 지정(2006.8)되어 지난 2008년 6월 보상에 착수한 이후 5년이 넘도록 착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장기 미착공 지역은 인천, 수원 등 수도권 지역뿐만 아니라 부산, 대구, 광주, 울산, 원주, 제주 등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문제는 이같은 장기 미착공으로 인해 지출된 누적 금융비용만 전국적으로 1조8,266억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LH는 오래전부터 재정이 바닥난 상태로 사업비 조달 대부분을 차입 또는 채권 발행, 국민주택기금 융자지원 등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산 세교 2지구가 7년 동안 방치되면서 지출된 누적 금융비용만 2,359억원에 달하고, 인천루원시티는 5년간 2,664억원, 양주 회천신도시 개발이 늦어지면서 3,317억원, 인천 검단신도시 1지구도 보상 착수 후 3년 넘는 기간 동안 방치되면서 1,521억원의 금융비용을 지출한 상태다. 나머지 장기간 미착공지구 대부분 지역이 최소 3년에서 7년 동안 방치되는 동안 적게는 10억원에서 최대 3,000억원 이상의 누적 금융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32개 장기 미착공 지구의 총 사업비는 39조8,475억원으로 이미 투입된 사업비 13조4,677억원을 제한 나머지 사업비 26조3,798억원 대부분도 금융비용이 수반되는 차입․회사채 발행 및 국민주택기금 융자지원 등을 통해 조달할 수밖에 없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신 의원은 “LH가 사전에 적정 수요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쳐 장기간 미착공지구로 방치된 것 같다”면서 “부채 138조원에 매월 원리금상환 1조2,416억원․1일 이자 100억원 이상을 부담하는 부실 공기업 LH의 재정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고, 부실을 가속화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