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6일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된 이석기 의원 사건에 대해 “내란음모조작 사건이 터진 지난주, 저는 당사자가 되기를 택했다”고 심경을 SNS를 통해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저 스스로 당사자가 되어야만 이 민주주의의 파괴를 막을 수 있는 힘을 조금이라도 더 키울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몇몇 사람을 사회에서 매장하면 끝나는 일이 아니라, 가깝게는 통합진보당 전체를 매장하려는 일이고, 진보민주세력이 서로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힘을 합치지 못하게 하여 약화시키고, 끝내는 분단체제를 명분삼아 민주주의를 다시 무너뜨려 유신부활세력의 장기집권으로 가겠구나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비례대표 부정경선)사태를 겪은 뒤로, 진실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것은 당사자에게는 인내와 끈기를, 주변 사람들과 사회에는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공정하게 판단하는 이성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더 넓은 진보, 더 유쾌한 진보는 저 스스로 늘 바라던 것이다. 사람을 믿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참 어렵지요. 현실에서는 칼날이 챙챙 부딪히니 말입니다”라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 더 많은 사람들의 웃음이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을 아는데, 현실에서는 칼 휘두르는 소리만 나면 이 마음이 잠시나마 흩어지기도 하고 웃음이 잦아들곤 한다”며“상대가 칼 휘두른 것이 너 때문이다, 그 때문에 우리가 피해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비겁한 일이거나 파렴치한 범죄가 아닌 바에야, 칼 휘두르는 사람 앞에서 빈틈 보인 사람을 탓하기는 제 마음이 허락하지 않더라”라며 “양비론으로 살지는 않겠다고 오래 생각해왔다. 결국은 그것 자체가 강한 사람 편을 들게 되는 것이니까”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그저, 책임을 제가 짐으로써, 앞으로는 틈 보이지 말자 스스로 더 깊이 생각하게 하는 수밖에 없다 생각한다”며 “저 스스로는 그리 살아야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작년부터 어려움이 계속된다. 작년 사태의 진실이 드러나고 올 여름에는 시민들이 주시는 눈길도 따뜻해져서 한 고비 넘었나 했더니, 다시 또 비슷한 일, 어찌 보면 더 무거운 일이 또 생겨난다”며“힘든 상황이니까 일하라고 당 대표를 맡기신 것이었구나, 생각한다.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당사자로 산다는 것은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며 “저 개인으로서도 큰 배움을 얻으리라 생각한다”고 소회를 말했다.
이 대표는 “차분하게, 마음속에 평화를 키워가며 헤쳐 나가겠다. 오래지 않아 많은 분들이 진실을 이해하고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 믿는다”며 “사람에 대한 믿음 하나는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버리지 않았고 무너지지 않았다. 이 고비를 넘으면 더 큰 진보의 바다가 보이겠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때 더 유쾌하게 살고 더 재미나게 일해보죠 뭐. 그 때까지 제 안에 웃음이 마르지 않도록, 더 많이 웃고 살겠습니다. 자, 또 새로운 시작!”이라고 글을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