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30일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정세인식이 다르다고 해서 비판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것이 내란음모죄라는 어마어마한 혐의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 그래서 날조와 모략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5월12일 진보당 경기도당 강연 사실을 인정한 뒤 “당시 한반도에 전쟁위기가 퍼져 있다고 판단했다. 전쟁이 벌어진다면 민족의 공멸을 맞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평화를 실현하자는 뜻”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이 말이 과연 어느 한 편에 서서 전쟁을 치르겠다는 뜻으로 들리느냐”며“방에 모인 사람들은 전쟁에서 가장 먼저 희생자가 될 지도 모를 진보당 당원이었다. 이승만 정권이 저지른 보도연맹 사건을 보라. 무려 20만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학살당하지 않았나. 그 정도의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예고돼 있다면 우리는 그에 걸맞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저는 양측의 군사행동이 본격화되면 앉아서 구경만 할 것이냐고 물어본 것”이라며 “60년간의 정전체제를 끝내는데 좀 더 적극적이고 주동적인 항구적 평화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로 바꿔내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전쟁에 대비해 총기를 준비하고 전쟁이 발발할 경우 인명살상과 국가 기간시설 파괴를 지시했다는 5·12 녹취록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녹취록에 나온) 일련의 것을 철저하게 부정한다”며 “그게 마치 애국을 넘어 호국까지 한 것이냐는 것에 대해 저는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에 대비해 총기를 준비하라는 발언에 대해서는“제가 총기 운운한 적이 없다. 한반도의 대 전환기라고 봤기에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것을 다하자는 차원이었다”며“(전쟁을 준비하자는 발언도) 말한 적 없다. 평화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적극적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분반토론에서 이 같은 내용이 논의됐다는 지적에 대해 “저는 아는 바 없다. 분반토론에는 전혀 참가한 적이 없다”며 “강연만 했다”고 말했다. ‘강의만 하고 그 자리를 떠났느냐’는 질문에는“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저는 전쟁에 반대한다. 뼛속까지 평화주의자”라며 “저는 앞서 지난 4월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서 총리에게 4자회담을 통한 종전 선언을 해법으로 제시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법적 절차가 진행된다면 진실을 증명하기 위해 당당하게 임하겠다. 결코 피하지 않겠다”면서 “그러나 내란음모 등 국정원의 날조와 모략에 대해서는 한 치의 타협 없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향후 거취와 관련 “진보당 차원에서는 최대의 탄압이라고 생각하기에 비상체제에 돌입했다”며“매일 아침 비상회의가 있는데 당원들과 진보당 탄압에 대해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에서 흘러 나오고 있는 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터무니 없는 모략은 인정하지 않는다”며 “의원직 사퇴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