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 대화록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여야는 27일 6·25 전쟁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등 ‘보훈행보’에 나섰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진행된 ‘유엔군참전·정전 60주년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국가보훈처가 주최하는 이날 행사는 6·25전쟁 유엔참전국에 대한 한국정부의 첫 공식 감사 행사다. '함께 지켜온 60년, 함께 나아갈 60년'을 주제로 진행됐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를 비롯한 9개국 장관급 인사 등 6·25 전쟁 참전국 주요 인사와 참전용사들이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이제 대결과 적대를 멈추고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정전 60주년을 계기로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와 희망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기념행사 직후 판문점으로 이동해 JSA경비대대 장병들을 격려하고 T2 회담장 및 안보견학관을 둘러봤다. 현장 방문에는 한기호 최고위원과 황진하 의원, 전인범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가 동행했다.
앞서 김한길 대표는 전날 평택 2함대를 방문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지금도 또 미래에도 NLL(서해북방한계선)을 사수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NLL 수호 의지를 환영하면서 양당 대표회담의 개최를 제의했다.
황 대표는 판문점 자유의 집을 시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날 김 대표가 안보 강화와 NLL 수호 의지를 밝혀 주신 것을 환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영토 수호에 어찌 이념이나 정파가 이에 따라 다를 수 있겠느냐”며 “민생 살리기에 전적으로 주력하자는 제안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런 주장과 선언이 잇따른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함께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작금의 정치 현안에 대한 논의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양당 대표회담을 하고자 한다”며 “양당 대표회담은 이미 정례적 개최를 서로 약속했고 이번 회담에서는 모든 정치 현안을 의제로 삼아 논의함으로써 국민에게 안정과 기쁨을 주는 정치를 바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다만 황 대표는 여야 대표회담 일정에 대해서는 “오늘 말씀드렸으니 빨리 열었으면 한다”며 “야당의 입장에 따라 야당의 의견도 존중해야 하므로 김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여야가 한 목소리로 NLL 관련 정쟁 중단을 선언한 데 대해서는 “국가 안보와 외교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쟁 차원에서 접근하면 안된다”며 “책임 소재는 분명히 가리되 절대로 정쟁, 즉 당 차원에서 접근하지 말고 국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황 대표의 양당 대표회담 개최 제의에 대해 심도있는 검토를 약속했다.
민주당은 이날 “황 대표의 양당대표 회담에 대해 아직 우리 당은 공식 제안을 받은 바 없다”며 “새누리당으로부터 공식 제안이 오면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진보정당들은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특별담화에서“안타깝게도 우리는 수백만의 희생자를 낸 한국전쟁 이후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평화를 확고히 정착시키지 못했다. 여전히 전쟁이 우리 눈앞에 있는 정전체제 60년의 단면”이라며“6·15와 10·4선언 이행의 길로 나아가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항구적 평화체제로 바꿔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은 논평에서 “전쟁의 참화 속에 깊이 각인된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5년간 이명박 정부의 실책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며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